“도보 5분 거리에 ‘트레이더조(Trader Joe’s)’ 있음.”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임대 안내문엔 이런 설명이 자주 등장한다. 미국 20대가 ‘트세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기 비결은 유행에 따라 선보이는 힙한 자체브랜드(PB) 제품이다. 일부 한정판은 품절돼 중고 플랫폼에서 높은 가격에 다시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일 리테일매거진의 PB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대형 리테일 채널에서 제조사 브랜드(NB) 매출 증가율이 연 1~3%에 머무는 동안 PB 매출은 연 4~7% 상승했다. 냉동식품, 가공식품 등 생활 밀착형 카테고리에서 PB 침투율이 높아졌다.
미국 내 대표적인 인기 PB가 트레이더조 제품이다. 손 그림을 연상시키는 라벨 디자인과 독창적 레시피로 무장한 PB가 틱톡 등에서 ‘필수템’으로 회자되며 폭넓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트레이더조 매출의 62%는 PB에서 나온다. 코스트코의 대표 PB 커클랜드도 지난해 매출이 900억달러(약 133조원)에 달했다. 대형 리테일 기업인 P&G 매출(843억달러)보다 많다.
유럽에서는 이미 PB가 일반화했다. 17개국 평균 PB 점유율이 38.8%에 이른다. 스위스는 소매 제품 중 52.3%가 PB다. 알디, 리들 같은 체인이 내놓는 PB 제품은 단순 저가 상품이 아니라 유기농, 비건, 친환경 포장 등 가치소비 트렌드를 가장 먼저 반영한다. 리들은 PB 세제 브랜드 포밀은 일찍이 매장에 리필 기기를 도입했다. 고객이 전용 팩을 가져오면 바코드를 인식해 기계가 자동으로 세제를 채워주고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신유통 채널인 허마셴성은 전 세계 식품 생산지와 직접 계약해 산지 직송 방식으로 고급 식자재를 들여온 후 브랜드를 붙여 판매한다. 원료 품질부터 통제해 차별화한 PB 라인업을 구축했다. 허마셴성 매장 제품의 40%가량이 PB다.
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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