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림블코리아 “반도체·에너지·공항 등 주요 시설, 데이터 중심 운영 시대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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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대부분의 산업에 긍정 영향을 줍니다. 에너지 시설이나 공항 등 기반 산업을 포함한 건설 산업에서도 데이터는 큰 효용을 발휘합니다. 세계 곳곳의 건설 기업들이 설계와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건설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중심 자산 운영(Data-Centric Asset Management)’ 전략을 눈여겨봅니다. 이것이 곧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의사결정 체계 구축과 운영 효율 증대로 이어질 것이니까요.”

트림블 설루션이 적용된 핀란드 키리-티카코스키 4번 고속도로 프로젝트 사례 / 출처=트림블코리아

트림블 설루션이 적용된 핀란드 키리-티카코스키 4번 고속도로 프로젝트 사례 / 출처=트림블코리아

트림블은 ‘테클라 스트럭쳐스(Tekla Structures)’를 포함, 고급 건설 정보 모델링을 돕는 핵심 소프트웨어 설루션을 건설 산업에 제공하는 세계 IT 벤더다. 건설 업계 전반의 디지털·인공지능 전환도 이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설 정보 모델링)을 고도화 데이터로 만들어 건설 과정 전반에 대입하는 원리다. 그러면 건설 현장에서는 일관된 BIM에 손쉽게 접근, 설계에서부터 시공과 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신속 정확하게 처리한다.

김동준 트림블코리아 본부장은 데이터의 효용을 설명하기 위해 세계 건설·기반 산업을 다루는 시장조사기업 ‘도지 컨스트럭션 네트워크(Dodge Construction Network)’의 ‘데이터 중심 자산 운영기관 스마트마켓 보고서(Data-Centric Owner SmartMarket Report)’를 인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기반 산업 자산 운영 기관 열 곳 가운데 여덟 곳(80%)이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관리 방식을 활용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김동준 본부장은 이 숫자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 가운데 실제로 고도화된 데이터 중심 운영 체계를 구축한 곳은 23%에 불과하다는 설명과 함께다.

“기존의 건설·기반 산업계는 데이터를 그저 사업 종료 후 보관을 위해 만드는 결과물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건설·기반의 디지털 준공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만들어 운영과 유지보수에 활용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여러 기관이 디지털 준공 데이터를 요구하는데, 여기에 맞춰 데이터 중심 운영 체계를 구축한 기업들은 비용·일정·품질 관리 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얻었다고 응답했어요.

나아가 데이터 중심 운영 체계는 건설 산업에서의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 자산 운영 체계로까지 발전할 것입니다. 세계 건설 업계도 이를 주목합니다. 지금까지 업계는 건설 계획을 일정 안에 마치는 것을 최우선시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건설 자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효율로 운영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됐습니다.

특히 철도나 도로, 공항이나 에너지 시설, 반도체 공장 등 오랜 기간 운영하는 기반 자산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건설 비용도 비용이지만, 운영 과정에서 문제나 위험 요소가 생겼을 때 혹은 유지보수 시에 소모할 비용을 떠올려보세요. 사업 전반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자산 운영기관들은 데이터를 경쟁력이자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어요.”

김동준 트림블코리아 본부장 / 출처=트림블코리아

김동준 트림블코리아 본부장 / 출처=트림블코리아

실제로 우리나라 건설 산업 부문에서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인정, 유지보수를 포함한 공정 전반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부터 규모 1000억 원 이상 공공 공사 시 BIM 설계를 의무화할 것을 주문했다. 디지털 데이터 기반 건설 운영 체계가 노후 시설의 유지관리 비용 절감, 스마트 건설의 효용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다. 이에 항만, 철도 등 주요 공공 자산 운영 기관은 각종 스마트 유지관리 체계를 도입 중이다.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공공 자산과 건설 현장의 스마트 유지관리 체계 도입률은 25% 내외에 불과하다. 한편으로는 김동준 본부장은 건설 현장의 데이터와 설계·운영 시스템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점, 프로젝트별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단절된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주요 건설 기업들의 기술 역량 자체는 아주 우수합니다. 하지만, 건설 단계별 프로젝트간의 데이터가 이어지지 않는 고립(Silo) 현상이 발전을 가로막아요. 건설 현장의 프로젝트마다 데이터와 시스템이 모두 다르면, 동일한 자산의 정보가 여러 개로 분산돼 저장됩니다. 이러면 현장에서는 일관성 있는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는 탓에 불필요한 업무 병목이나 오해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건설 현장 데이터를 잘 관리하면 설계뿐만 아니라 운영 시에도 큰 효용을 얻는 점을 앞서 설명했는데, 이 역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원활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유지보수 데이터 대부분을 단순한 점검, 진단에만 활용합니다. 이것을 예측 데이터로 고도화해서 운영 단계로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데이터 중심 운영 체계가 튼튼해지고 건설 현장 전반에 효용을 가져다줘요. 이렇게 고도화된, 신뢰 가능한 데이터가 인공지능과 만나면 효용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사례로, 트림블의 테클라로 구축한 노르웨이 란셀바 교량(Randselva Bridge)을 소개했다. 길이가 634m에 달하는 이 교량은 길이도 길이지만, 지상 55m 높이에 세워야 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관들은 트림블의 테클라 스트럭쳐스를 활용, 3D BIM 기반 협업 환경을 구축했다. 덕분에 세계 수준의 도면 없는 교량 시공 사례를 구현했다.

트림블의 테클라 기술을 적용한 노르웨이 란셀바 교량(Randselva Bridge) / 출처=트림블코리아

트림블의 테클라 기술을 적용한 노르웨이 란셀바 교량(Randselva Bridge) / 출처=트림블코리아

노르웨이 도로 당국과 설계 엔지니어링 기업, 구조 계산과 시공사 등 관계자들은 트림블 테클라로 만든 3D BIM 모델과 데이터를 활용해서 협업했다. 구축에 철근 20만 개, 포스트 텐션 케이블 200개를 쓸 정도로 구조가 복잡했지만, 관계자들은 시공 전부터 교량의 형상과 철근 배근, 포스트텐션 케이블 간섭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시공사는 트림블 커넥트를 이용해 현장과 동일한 데이터 하에서 도면 없이 시공했다. 이는 하나의 정밀한 3D BIM 모델 데이터 하에서 설계-시공간 정보 불일치와 도면 해석 오류를 없앤 점, 설계 변경 지시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비용 관리도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동준 본부장은 핀란드 키리-티카코스키 4번 고속도로(Highway 4 Kirri-Tikkakoski) 프로젝트도 사례로 소개했다. 약 15km 길이 도로와 29개 교량을 포함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철근 가공사과 교량 거푸집 설계사, 도로 설계사와 교량 구조 설계사, 건설프로젝트 관리사와 종합 시공사 등 여러 관계자가 참여했다.

프로젝트 참여 기관들은 테클라 스트럭쳐스와 트림블 커넥트를 활용, 3D 모델과 IFC(Industry Foundation Classes, 건설 자산 산업의 표준화 데이터 세트) 기반으로 설계 검토·승인·제작·현장 시공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1300톤의 철근과 165톤의 강선, 1만 ㎥ 분량의 콘트리트 등 자재 데이터를 3D 모델과 연계해 제작과 현장 납품까지의 오류를 없앴다. 설계사와 제작사, 시공사와 현장 작업자는 동일한 최신 데이터를 공유하며 재작업 가능성을 줄이고 공기를 25주나 단축했다. 이 과정에서 만든 정밀 디지털 데이터를 준공 후 도로 자산 관리 시스템으로 이관, 유지보수와 예방 정비도 도왔다.

핀란드 키리-티카코스키 4번 고속도로(Highway 4 Kirri-Tikkakoski) 프로젝트의 3D 모델 / 출처=트림블코리아

핀란드 키리-티카코스키 4번 고속도로(Highway 4 Kirri-Tikkakoski) 프로젝트의 3D 모델 / 출처=트림블코리아

이처럼 해외 주요 기반 건설 프로젝트에서 BIM과 3D 데이터를 설계 보조 도구가 아닌 핵심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 큰 효용을 발휘한 사례가 속속 나온다. 김동준 본부장은 이들 사례가 증명했듯, 데이터를 모으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일관된 전략 하에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량과 도로, 공항과 에너지 시설, 반도체 공장처럼 오랜 기간 운영하는 기반 자산의 경우, 준공 이후 유지보수가 필수다. 이 때 프로젝트 첫 단계부터 누적한 내부 정보와 자재 정보, 시공 이력과 유지보수 데이터 등을 사용해야 정확하고 효율 좋은 관리가 가능하다. 김동준 본부장은 이것이 인공지능 기반 운영 최적화와 예측 유지보수 등 미래 건설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이제 건설 업계는 데이터를 그저 프로젝트의 산출물이 아닌, 장기적인 자산 가치와 운영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기반으로 봐야 합니다. 세계 시장의 흐름이 그러니까요. 기반 산업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건설과 기반 산업계에서는 더 많은 건축 물량을 소화하는 기업이 아니라, 테클라와 같은 설루션 데이터를 토대로 건축 건반의 효율을 높이고 운영까지 원활하게 하도록 이끄는 기술 기업이 주도할 것입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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