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선수인만큼, 귀하게 대우하고 있다. 이정후(26)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얘기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공개했다.
그는 “구단에서 너무 잘 관리해줬다.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작해 중간에 트레이너도 한 명 파견해서 운동도 같이하고 통역형이 트레이너들에게 상황을 보고서로 작성해서 보내고 구단에서는 매일매일 프로그램을 보내줬다”며 구단이 자신의 재활을 꼼곰하게 챙겼다고 말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트레이너를 파견했다’는 것이다. 이전에 오프시즌 기간 재활을 하던 다른 선수들에게는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기 때문. 구단이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경우는 많았어도 인원을 직접 파견하는 경우는 흔한 사례는 아니다.
확인 결과, 한국에 파견된 직원은 ‘메이저리그 보조 스트렝스&컨디셔닝 코치 겸 스포츠 과학 스페셜리스트’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사울 마르티네스라는 이름의 트레이너였다.
그는 한국에 일주일간 머물며 강남에 있는 한 훈련장에서 이정후와 함께 훈련했다.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 선수단과 함께하며 이정후를 관리했던 트레이너를 직접 태평양 건너 한국까지 보냈다. 자이언츠 구단은 그정도로 이정후 관리에 진심이었다.
이정후는 “시차가 다른데도 내가 운동하는 시간에 맞춰 계속 챙겨주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감사했다”며 이런 정성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보답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동시에 서두르지 않는 법도 배웠다. 그는 “의욕을 잘 컨트롤해야할 거 같다”며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어깨 부상 직전 콜로라도 원정 도중 파울 타구에 다리를 맞은 뒤 이틀 정도 경기에 나가지 못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이틀 정도 경기를 나가지 못하다 다시 나서는 날이었고 의욕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었다. 그러다가 부상을 입었기에 (의욕을) 잘 컨트롤 할 필요가 있다”며 생각을 전했다.
짧은 기간 보여줬던 자신의 타격에 대한 성찰도 잊지 않았다. 쉬면서 자신의 타격을 많이 돌려봤다고 밝힌 그는 “뭐가 문제였는지도 잘 파악했다. 거기에 대비해 겨울에 훈련을 계속했다”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158타석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가장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땅볼 타구가 너무 많았다는 것일 터. 그의 타구 발사 각도는 평균 9.2도로 리그 평균(12.3도)보다 낮았다. 정타 비율도 4.5%로 평균(7%)에 미치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와 관련해 “왜 그렇게 됐는지 문제점을 알았다. 그 점을 수정하고 있는 상태다. 잘 수정만 한다면 타구는 자연스럽게 뜰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천공항=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