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중국 베이징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간) 오전 일정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일 하루에만 네 차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정도로 빡빡한 방중 일정을 짰는데 15일 오전 일정이 통째로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백악관 측은 "개인 업무 시간"이라고만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첫 공식 일정이 오전 11시30분 중난하이 기념 촬영이었기 때문이다. 이동 시간을 고려해도 오전 중 약 2시간 30분의 일정 공백이 생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공장 방문 일정을 급하게 취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현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베이징에 있는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공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실제 샤오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과 겹치는 13일부터 22일까지 일반 관람 예약 접수를 돌연 중단하면서 이같은 관측이 더 힘을 얻었다.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공장을 중국이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하는 첨단 제조업 서사의 압축판이라고 볼 수 있다. 부지 면적만 71만8000㎡에 달하는 데다 공장 안에는 연구개발 기지, 실험실, 테스트 트랙, 자동차 판매·체험 공간이 함께 배치돼 있다. 700대가 넘는 로봇이 투입돼 핵심 공정의 자동화율도 높다.
샤오미 측도 이 공장을 "연구개발·생산·판매·체험이 결합된 스마트 제조 단지"라고 설명한다.
76초마다 신차 1대가 생산되는 이곳은 중국에 단순한 전기차 조립 공장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로 성장한 민간 기업이 전기차까지 수직 확장해낸 결과물이라서다.
중국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전환' 그리고 시 주석이 강조하는 신질 생산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전기차·AI·로봇 자동화 등 첨단 제조업이 한 곳에서 만나는 만큼 중국도 외국 정상이나 글로벌 기업인에 방중하면 공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중국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은 단순한 저가 생산기지가 아니라 첨단 제조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중국 제조업의 질적 전환과 중국식 기술 융합을 한번에 보여주기 용이하다는 얘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공장을 방문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면 정치적인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세우는 와중에 중국 제조업을 오히려 부각시킬 수 있는 장면이라서다.
외교가 한 소식통은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국내 정치적인 반응과 여론이 신경 쓰였을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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