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직접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무력화됐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 의회에서의 정보 브리핑을 돌연 연기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상원과 하원 의원들에게 비공개로 지난 21일 이란 핵 시설 공습과 23일 이란의 카타르 미 공군 기지 보복 공격 등 최근 상황을 비공개로 설명하기로 예정했다.
브리핑에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주요 정보기관 수장들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갑작스럽게 연기를 통보했다. 상원 브리핑은 26일로 연기됐다.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때마침 이날 미국 언론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파괴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초기 평가 기밀 보고서가 유출된 이후에 브리핑이 연기되면서 미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1973년 제정돼 대통령이 해외 무력 분쟁에 군사력을 투입하면 48시간 이내 의회에 통보하도록 규정한 '전쟁권한법'에 따라 의회 정보 브리핑을 요구해온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 마지막 순간의 연기는 터무니없고 회피하려는 것"라며 "행정부는 의회에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릴 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피트 아길라(캘리포니아) 의원도 "의원들은 증거가 필요하며 세부 사항을 지금 당장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습을 반대하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이번 정보 브리핑 연기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는 상황이다. 토니 곤살레스(텍사스·공화) 하원의원은 CNN에 "정말 민감한 내용은 굳이 알 필요 없다. 다른 세부 사항은 정말 빨리 공개된다"고 말했다.
미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이란에서 작전을 수행한 자크 넌(아이오와·공화) 하원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들은 정치적 쇼를 벌이며 주목받으려 어떤 이론이라도 만들어내려 한다"고 비난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