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타 예고하며 '최후통첩'
이란원유 90% 수출 경제급소
대규모 군사 작전 보고 받아
지하 핵시설 폭격 등도 검토
美, 공습 확대…내륙도 포성
이란 외무부 "협상 계획 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역봉쇄를 재개한 미군이 15일(현지시간) 닷새 연속 이란의 군사시설을 공습하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열어 참모들로부터 지상군 투입 작전을 보고받았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쏟아졌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수행 중인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오전 약 90분간 이어진 작전에서 대툰브섬을 집중 공습했다. 이란의 해안 방어 체계 및 순항미사일 저장·발사 시설을 표적으로 정밀 유도 무기를 투하했으며, 이전 나흘과 달리 주간에 공격을 단행했다. 액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열린 이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국한된 군사작전 범위를 확장해 대규모 공세를 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 美, 낮 시간에도 폭격 단행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규모 공세'의 선택지는 크게 3가지라고 제시했다. 공습을 강화하는 방안, 지하 핵시설을 폭격하는 방식, 지상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인근 해협의 섬들을 점령하는 방법이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이란의 '급소' 하르그섬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483㎞, 이란 해안에서 25㎞ 거리인 이 작은 섬의 터미널을 통해 이란산 원유의 90%가 수출된다.
국제유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이 선택지를 아껴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상군을 통한 하르그섬 점령에 대해 "말할 수 없다. 어리석은 일이 될 테니까"라면서도 "우리가 그들을 충분히 약화시키고 밀어낸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하르그섬이 아닌 아부무사섬, 대툰브섬, 소툰브섬 등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요충지로 꼽히는 곳들을 점령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문제는 지상군 투입 대가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미군 사상자가 나올 수 있고 다섯 달을 이어온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중부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로버트 하워드 전 해군 중장은 폭스뉴스에 "미군이 지상에 있는 상태에서 이란이 하르그섬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게 가장 큰 위험"이라면서 점령 자체보다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경고한 이란의 발전소·교량을 비롯해 지하 핵시설이 있는 '곡괭이산'도 공습 대상으로 거론된다. 발전소·교량을 파괴할 경우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리는' 수준의 치명타가 될 수 있지만,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이라는 국제법 위반 논란을 피할 수 없다.
◆ 중간선거 앞두고 협상 압박 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재개를 불사할 정도로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연설에서 "우리는 곧 이란을 패배시킬 것이다. 그들은 곧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상황이 진정되면 유가는 (전쟁 전 수준인) 배럴당 55달러, 어쩌면 그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현재 미국과 협의할 의사가 없으며 국가 방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5일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는 현재 (미국과) 어떤 협상도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오직 국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바가에이 대변인은 종전 양해각서(MOU)와 외교적 합의 실행 문제와 관련해 "합의는 상호 간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이 먼저 약속을 위반한다면 이란 역시 의무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상호주의는 이란의 흔들림 없는 원칙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 기조를 굳건히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후제스탄주 아바즈,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남동부 시스탄-발루체스탄주 곳곳에서 미군 공습으로 강력한 폭발음이 들린 가운데 발리올라 하야티 후제스탄주 안보 담당 부지사는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적군이 아바즈 인근 4개 지역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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