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이란과의 휴전 무기한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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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란과의 휴전 무기한 연장”

입력 : 2026.04.28 18: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휴전의 ‘무기한 연장’을 선언하면서 다시 종전 논의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6차례나 뒤집으면서 이란 전쟁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이란에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인프라스트럭처를 파괴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이후 23일 닷새 유예, 26일 열흘 유예에 이어 이달 5일엔 하루 추가 연기하는 등 공격 시점을 늦춰왔다. 이달 7일 ‘2주 휴전’을 발표한 뒤에도 애초 4월 21일로 예상됐던 종료 시점을 22일로 하루 늦췄고, 이날 재차 휴전 연장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휴전 기간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면서 합의가 불발되면 “(이란을) 폭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군은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2차 협상 불발이 확실해지자 곧바로 휴전을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다만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3~5일의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휴전이 무기한 연장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란의 원유 수출 봉쇄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버티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이란 최대 석유 수출 터미널이 있는 하르그섬의 저장고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이 미 해군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지속할 것”이라며 “며칠 내로 하르그섬의 (원유) 저장고는 꽉 찰 것이며 취약한 이란의 유정들은 사용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의 해상 무역을 제한하는 건 주요 수익원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라며 “재무부는 ‘경제적 분노(Economic Fury)’ 작전을 통해 테헤란의 자금 창출과 이동, 송금 능력을 체계적으로 약화시키는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치명적 타격을 입히려면 봉쇄를 꽤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이란의 제2차 종전 협상 참여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의 해상 봉쇄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22일 X에 “이란의 항구를 봉쇄하는 것은 전쟁 행위이며, 따라서 이는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썼다. 특히 최근 발생한 미국의 이란 상선 나포에 대해선 “상선을 공격하고 선원들을 인질로 잡는 것은 (항구 봉쇄보다) 훨씬 더 중대한 위반 행위”라며 날을 세웠다.

이란 의회(마즐리스)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명시한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가결했다. 해당 위원회 소속 바히드 아흐마디 의원은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2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에 발포해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란군의 허가를 받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빠져나가려 했다며 선박 3척을 나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IRGC는 MSC-프란체스카호와 데파미노다스호 등 컨테이너선 2척을 관련 서류 및 화물에 대한 조사를 위해 이란 영해로 나포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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