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최고투자전략가] 지난해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그중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그 누구보다 투자자에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고 내각, 기업 총수, 금융시장의 목소리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트럼프는 취임일부터 2년 후 치르게 될 중간선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서둘러 본인의 계획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다만 하원에서 공화당이 압도적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고 정책 자체도 모순이 많아 시간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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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브라이스(Steve Brice) SC그룹 최고 투자전략가(CIO).(사진=SC그룹) |
날수록 트럼프의 정책 추진 동력은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 이는 투자자 관점에서 오히려 안도할 만한 대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목표는 서로 상충한다는 점을 잘 살펴야 한다. 우선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한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이유는 민주당의 대선 주요 패인이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했다고 판단해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현재 미국 고용시장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다. 새 고용정책을 펼 여지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는 인플레이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 임금 상승률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2% 부근)에 부합하지 않는 수준으로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감세 정책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나 이 역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여지가 있다. 과도한 감세안은 영국의 사례처럼 채권시장에서의 투매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주식시장의 상승과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하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충돌한다.
관세는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자체적으로도 부정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세수를 상당 규모로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규모 재정 지출 삭감과 맞물려 감세에 따른 세수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에 단기간 긍정적일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식의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다만 미국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강세장에 대한 기대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다. 밸류에이션과 강세장의 기대만으로 ‘묻지마 투자’를 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미국 주식에만 집중하는 것보다는 미국에 소폭의 무게를 두되 다각화한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여전하다. 이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를 자극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을 고려해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가격 부담은 있지만 절대적인 이자 수익이 매력적이고 현 미국 경기 여건을 고려하면 부도율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