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상상인저축銀 인수협상 제자리걸음…가격 놓고 OK금융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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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가 이견으로 협상 장기화 조짐
상상인, 2000억 매각가 고수…평행선
9분기 만 흑자전환도 변수로 작용
"무리한 프리미엄 얹은 인수 가능성 낮아"

  • 등록 2025-03-14 오후 5:55:25

    수정 2025-03-14 오후 5:55:25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수를 위한 기업 실사를 마친 OK금융이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지만,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상인 측이 2000억원의 매각가를 고수하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 분당 사옥 전경. (사진=상상인저축은행)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K금융과 상상인저축은행의 협상이 지연되는 가장 큰 원인은 매각가격 차이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실사를 마치고 실사 결과를 토대로 적정 가격을 제시했지만, 상상인 측이 매각 가격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의 재무 구조와 리스크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상상인 측은 기대보다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다”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이상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상상인그룹은 금융당국의 제재로 인해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상상인그룹은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상상인 측은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벌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법적 대응이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라, 매각가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이 9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한 점도 매각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건전성과 실적 악화로 인해 빠른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실적 회복이 이루어지면서 상상인그룹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0억원을 잠정 기록하며 2022년 3분기 이후 9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3분기 영업손실 127억원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전년 동기(-296억 원) 대비 57% 줄어들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꾸준히 축소되며 4분기 잠정 순손실은 약 5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소송 관련 충당부채를 제외하면 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OK금융이 무리한 인수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다. 현재로서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의지가 강한 다른 원매자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까지 인수를 강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다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OK금융과 상상인그룹이 원하는 가격 차이가 상당한 만큼, 당분간 협상은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며 “상상인그룹이 소송을 통한 시간 끌기 전략을 유지할 경우 협상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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