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 투자회사, 고급휴양시설 계획에
젠트리피케이션·환경파괴 들어 반대시위
라마 총리 “국유지로 문제없어” 옹호
이방카 사업 배경 발언 놓고도 시민들 분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알바니아에서 추진하는 호화리조트 사업을 두고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은 환경 파괴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고 있지만, 정부 측은 기업의 정당한 투자라며 옹호하자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바니아 수도인 티라나에 이날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쿠슈너의 투자 회사인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투자하는 40억달러(약 6조1600억원) 규모의 리조트 건설 사업에 반대했다. 이들은 “알바니아 약탈을 멈춰라”라고 적힌 반정부 현수막과 개발지 인근 보호 습지에 서식하는 새인 분홍 홍학 모양의 판넬을 들고 시위 운동을 펼쳤다.
쿠슈너의 사업은 습지 인근 해안 지역인 즈베르네츠 인근을 개발하는 것과 알바니아에 있는 가장 큰 섬인 사잔에 고급 리조트를 건설하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만약 프로젝트가 엎어질 경우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트럼프 일가의 발칸 반도 내 두번째 프로젝트가 된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쿠슈너가 후원했던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내 트럼프 호텔 건립 계획이 백지화된 바 있다.
알바니아는 최근 관광 붐으로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자연이 잘 보존된 해변덕분에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알바니아 사잔 섬은 공산주의 지도자였던 엔베르 호자 아래서 견고하게 요새 역할을 했던 옛 군사 전초 기지다. 섬 안엔 콘크리트 벙커들이 줄지어 서 있으며, 지난 20세기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군사보호구역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놓고 경제적 이익이 막대할 것이라는 사업자 측 주장과 환경단체와 지역 시민들의 반대가 맞서고 있다. FT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추정 가치는 알바니아의 연간 경제 생산량의 1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알바니아 정부 당국자들도 이 프로젝트가 고액 지출 관광객을 유치하고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한 관광 산업의 추가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등은 해당 프로젝트가 생태계를 위협하며, 충분한 검토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내가 있는 한 투자가 중단될 가능성은 없다”며 프로젝트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사잔 섬은 국유지로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이곳에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부여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개발 구역인 인근 해안 지역은 프로젝트 파트너사인 카타르 투자자들이 매입했다고 전했다.
라마 총리는 시위대가 국가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허위 정보 캠페인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반면,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대규모 개발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해안가 지역 사회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슈너의 아내로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가 밝힌 사업 배경에 관한 발언도 시위대의 분노를 샀다. 이방카는 팟캐스트 진행자 데이비드 센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영을 통해 섬까지 헤엄쳐 갔고, 맨발로 정상까지 등산했는데 그곳에 완전히 매료됐다”며 “우리는 잠재력을 실현하고, 섬을 변화시킬 기회를 마련했지만, 땅이 너무 아름다워서 많이 절제했고,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루트피 데르비시 전 국제투명성기구(TI) 알바니아 지부장은 이번 시위가 라마 행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을 반영한다면서 “반체제 인사들이 서로 다른 불만을 가진 매우 다양한 집단들과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 시위는 평화롭고 끈질기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라고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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