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결국 파국…테슬라 담은 개미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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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06 07:36 수정2025.06.06 07:36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며 설전을 벌였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및 공개석상 발언을 통해, 머스크는 자신 소유인 엑스(X·옛 트위터)를 무기로 온종일 난타전을 이어갔다.

둘의 관계는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난 뒤 1주일도 안 돼 파국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아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에 "승리를 위한 얇고 아름다운 법안(Slim Beautiful Bill for the win)"이라는 글을 처음으로 올린 뒤 자신이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이를 비판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머스크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라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다"라고 썼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당시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발끈하며 "아주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는 이어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이런 반응에 대해 다시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내가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he just went CRAZY!)"고 반격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지난달 말부터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특히 머스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DOGE 수장 임기 종료를 기념하는 고별식을 열어준 뒤 나흘 만인 지난 3일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는 글 등을 엑스에 올렸다.

이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고,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과 함께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비과세 등 트럼프 대선 공약을 반영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다.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 수순을 밟게 되면서 머스크의 사업체가 정부와 맺은 보조금과 협력 계약이 취소될 경우 머스크는 상당한 금전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4.26% 급락한 284.70달러(38만63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이 본격화할 경우 머스크가 부담해야 할 사업상 불이익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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