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美·中 정상회담
트럼프, 젠슨황 동행 직접 요청
항공기·소고기 구매 요구할 듯
中에 이란전 역할 촉구 가능성
중국은 대만문제 우선 순위로
관세·무역301조 조사도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출국 당일 직접 방중 동행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방중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을 열거하며 "황 CEO가 에어포스원에 탑승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황 CEO가 방중 기업인 명단에서 빠졌다는 보도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
황 CEO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이륙할 때까지는 탑승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동행을 요청하자 황 CEO는 알래스카로 이동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황 CEO가 이번 방중에 합류한 것은 H200이 미·중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 '희토류 vs 반도체' 맞교환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한 뒤 엔비디아의 고사양 반도체 H200의 중국 수출을 승인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 자립'을 앞세우며 자국 기업의 H200 구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H200이 중국 기업에 하나도 판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H200 등 AI 반도체가 이번 회담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을 개방해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 뛰어난 이들이 자신들의 마법을 발휘해 중국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몇 시간 뒤 우리가 만나게 될 것인데, 그때 내가 가장 먼저 요청할 사항은 바로 이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H200 등 AI 칩의 대중 제재 완화와 H200 구입 요구를 시사한 셈이다. 이와 맞물려 중국이 H200을 받아들이고 대미 희토류 수출을 지속하는 대신 미국에 반도체 장비 규제 등의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 美, 中 이란전 종전 역할 촉구할 듯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중재 역할을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란은 논의 대상 중 하나라고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측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진 만큼 이란 전쟁에 대한 논의가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란의 핵무기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담은 종전 합의에 중국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분석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이란 중재를 지렛대로 삼아 자신들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만 무기 판매 규모를 줄인다거나 대만 독립 반대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신중해 달라"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해 왔다.
◆ 中에 미국산 소고기 구매 요청도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보잉 항공기, 미국산 대두·소고기 구매를 요구하고 중국의 확약을 받기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까닭이다. 또 양국 간 무역·투자위원회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 축소와 희토류 공급망 안정 등을 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이 일정 부분 확약을 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와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무역 분야에서 양국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러한 기대는 중국 관영 언론에서도 엿보인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약 반년 만에 중·미 정상이 다시 만나는 것은 양국 간 협력 의지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중·미 협력은 국제 체계와 질서 안정을 위해 많은 '큰일'을 해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많은 관심을 갖고 이번 회담을 지켜보고 있다"며 "중·미 협력이 세계에 더 많은 공공재를 제공하고 글로벌 난제를 해결할 더 많은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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