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명문대, 졸업생 3분의 1이 ‘AI 부정행위’…‘무감독 시험’ 원칙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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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 학생인 수르야 네와(Surya Newa)가 2026년 3월 4일 뉴욕에서 수업 중 구두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모습. AP/뉴시스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 학생인 수르야 네와(Surya Newa)가 2026년 3월 4일 뉴욕에서 수업 중 구두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모습. AP/뉴시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133년간 지켜온 ‘무감독 시험’ 원칙을 포기하기로 했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프린스턴대는 올여름부터 모든 대면 시험에 감독관 배치를 의무화하기로 결의했다. 교수진과 시험 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찬성한 결과다.

이에 따라 앞으로 프린스턴대의 지도 교수는 시험장에 상주하며 목격한 모든 위반 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 133년 이어진 ‘무감독 시험’ 전통 끝나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내 이스트 파인(East Pyne) 건물 인근에서 보행자들이 존 위더스푼 전 프린스턴대 총장의 동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대학교 캠퍼스 내 이스트 파인(East Pyne) 건물 인근에서 보행자들이 존 위더스푼 전 프린스턴대 총장의 동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간 프린스턴대는 1893년부터 이어진 무감독 시험 원칙인 ‘명예 규율(Honor Code)’을 채택해왔다.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발견하더라도 자율적으로 신고하겠다는 학생들의 서약만으로 충분하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의 보편화로 부정행위가 급증하며 ‘학문적 정직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133년간 유지해온 규율을 폐지한 것이다.

마이클 고딘 프린스턴 학장은 서한을 통해 교내 시험 내 부정행위가 만연해졌다는 인식이 학생과 교수진 사이에 널리 퍼졌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부정행위를 용이하게 만든 반면 적발은 어렵게 만들었다”며 “SNS에서의 비난을 우려해 학생들이 동료의 부정행위를 제보하기 꺼리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6월 2일 일요일,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마치고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3년 6월 2일 일요일,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마치고 예배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학생들 사이의 부정행위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프린스턴대 학보사가 지난해 졸업 예정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9.9%가 과제나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행위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실제로 보고한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프린스턴대 명예위 의장을 지낸 나디아 마쿠크(22)는 노트북 화면을 전환하거나 책상 아래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학생들 사이 부정행위의 유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도 예외 아냐…美대학가 ‘아날로그 회귀’ 가속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스1
프린스턴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10대 학생 중 약 26%가 AI를 과제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해(13%) 대비 두 배 늘어난 숫자다.

한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대학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미 대학가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필기시험이나 구술시험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일부 대학은 AI 탐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기도 했다.

국제 학문 무결성 센터 이사 크리스천 모리어티는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학위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교육의 본질인 비판적 사고 능력 배양을 위해 학문적 정직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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