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국정조사]
국정조사서 드러난 선관위 난맥
선거 당일 한밤에 긴급 대책회의
위원들, 인쇄 축소 결정과정 지적… 투표지 부족 알고도 4시간 방치
盧 “비상임 위원장 안돼, 개헌 필요”… 부부 해외 출장엔 “다 그렇게 해와”

특히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날인 이날 전현직 각급 선관위원들이 국정조사에 무더기로 불출석하면서 반성 대신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에 대한 집단 항명”이라는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타 끝에 일부 선관위원들이 오후에 뒤늦게 출석했지만, 선관위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 ‘투표용지 인쇄 축소’ 회의록 공개에도 “기억 안 난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회의에서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이 ‘투표용지 50% 축소 인쇄’ 지침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사실이 회의록을 통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24일 선관위 회의록에 투표용지 축소 인쇄 지침이 안건으로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회의록에는 당시 노 위원장이 “보고사항에 대하여 질문이나 의견이 있는지 물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선관위는 회의록 비공개 원칙을 주장하다 여야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뒤늦게 회의록을 제출했다.하지만 노 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투표용지 축소 인쇄 지침에 대해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보고 목록은 기억나지 않지만, (투표용지 축소가) 사무총장 전결 사안인 만큼 짧게라도 보고는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전 위원장은 당시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엔 “지금도 (보고받은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남래진 선관위원은 “(보고받은)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직후인 4일 0시 38분부터 오전 1시 50분까지 진행된 선관위 긴급 대책회의에선 투표용지 인쇄 축소 결정 절차를 두고 일부 선관위원들이 뒤늦게 문제 제기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회의에서 윤재수 선거정책실장이 “투표용지 인쇄 매수는 50%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보고하자 한 선관위원이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 결정이 중앙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고 사무처에서 시행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것. 투표용지 인쇄 축소 지침이 선관위원들에게 보고된 뒤 별다른 논의 없이 선관위 사무총장 전결로 처리된 것에 대해 뒤늦게 문제를 삼은 셈이다.
송파구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방치한 정황도 드러났다. 본투표가 이뤄진 이달 3일 오전 11시 40분경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인지하고도 투표가 중단된 오후 4시경까지 상급 기관에 대한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 조시훈 전 송파구선관위 사무국장은 “(용지 제작을 위한) 넘버링 기계 4대를 준비해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선관위원 없는 선관위 국정조사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상임위원)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주장하는 재선거에 대해선 “정말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다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선관위 규정상 ‘무번호 투표용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사전에 알지 못했다. 옳은 지적”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된 중앙·서울시·송파구 전현직 선관위원(위원장 포함) 19명 중 16명이 불참했다. 여야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자 불출석했던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 중 5명과 송파구 선관위원 8명 등 14명이 오후 회의에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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