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기관 연구용역 보고서 근거로
사무총장 전결로 ‘60%→50%’ 변경
사전투표때 직원들 일찍 출근 불만
“시작시간 8시로 늦추자” 제안도

● “보관 장소 없다” 불만에 ‘투표용지 인쇄량 감축’

이 보고서엔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량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담겼다. 연구진은 근거로 지금까지 선거에서 폐기되는 투표용지가 많았다는 점과 함께 “(각 투표소에) 배부 전까지 보관할 장소가 없는 경우 구·시·군 위원회 회의실에 보관하는 사례가 있다. 보안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중앙선관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절차사무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허철훈 사무총장 전결로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6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시 선관위에서 “대단지 아파트에 설치되는 투표소는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인쇄량 감축 시 투표용지가 모자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출근 이르니 사전투표 늦추자는 제안도
보고서는 사전투표 시작 시간을 오전 6시에서 8시로 2시간 늦추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사전투표 기간에도 모든 직원이 투표 시작 2∼3시간 전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간 조정에 대한 요구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시작 시간을 늦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직원들) 의견이 공통되나 퇴근 이후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적시했다. 선관위 직원들이 12시간의 사전투표를 사실상 10시간만 진행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중앙선관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방안은 현실화되진 않았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보고서는 선관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타성에 젖은 판단이었다”고 했다.
한편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서울시 선관위는 선거 당일 오전 11시 40∼50분부터 송파구 선관위로부터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전달받고도 상부 보고를 하지 않았고, 이에 중앙선관위는 오후 5시가 넘어 외부 민원을 받고서야 사태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선관위원들은 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사전투표소 현장점검, 개표소 점검 등 예정돼 있던 통상 일정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규명위는 15일 “위기 대응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교민 간담회에서 “행정적인 문제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최대한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X(옛 트위터)에는 “(올림픽공원)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 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중 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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