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SSG 감독은 13일 인천 NC전을 마친 뒤 이날 최정이 달성한 500홈런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퇴근 후 아내에게도 설명했다. 스포츠동아DB
“리스펙트를 보낼 수 있는 후배이자 동료고, 레전드죠.”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14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전날 KBO리그 역대 최초의 통산 500홈런을 달성한 최정(38)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최정의 대기록 달성이 늦지 않게 나와 달갑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럼요”라며 “그동안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나. 옆에서 지켜보는데도 그게 느껴졌다. 난 아마 (최)정이처럼 못 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른바 ‘아홉수’는 그리 길지 않았다. 10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통산 499번째 홈런을 쏘아 올린 최정은 3경기 만인 13일 인천 NC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별다른 슬럼프도 없이 리그 최초의 500홈런 시대를 열어젖힌 후배 최정에게 존경을 표했다. 그는 “정이와 선수 시절을 함께 보낸 선배였고, 지금은 선수와 감독으로 다시 만났지만 늘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난 정이처럼 야구를 해본 적이 없었다(웃음). 500개의 홈런을 치기까지 몸을 관리한 것도 참 대단하고, 리스펙트를 보낼 수 있는 후배이자 동료고, 레전드”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감독은 최정의 500홈런에 얽힌 에피소드도 한 가지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도 500홈런을 칠 타자가 나올까”라는 질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어제(13일) 퇴근한 뒤 집에 갔더니 아내가 내게 500홈런에 대해 묻기에 ‘50개씩 10년, 20개씩 25년간 쳐야 할 정도로 말도 되지 않는 수치’라며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설명해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500홈런 역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5년 처음으로 400홈런 시대를 연 지 10년이 다 돼서야 나온 기록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최정의 대기록이 나온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더욱 기뻐하기도 했다. 이날 상대 사령탑이었던 이호준 NC 감독은 최정의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에만 나오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최정은 0-2로 끌려가던 6회말 동점 2점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SSG 타자들은 8회말 다시 4점을 내며 6-3 승리를 합작했다. 이 감독은 “벤치에선 정이가 홈런을 쳤을 경우를 미리 대비해야 했는데, 홈런이 나온 뒤에는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인식이 생겼을 것”이라며 “대기록 달성은 빠르게, 또 중요한 순간 해줘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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