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30분, 집안일보다 아이를 먼저 안아주세요[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1 week ago 21

〈245〉 워킹맘이 채울 아이 마음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한 엄마가 하소연을 했다. “박사님, 아이가 학원에 갔다가 집에 오면 오후 5시예요.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오후 6시 반이고요. 1시간 반 정도만 기다리면 되는데, 뭘 그렇게 엄마 타령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은 언제나 엄마가 자신이 원할 때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란다. 필요할 때 손을 뻗치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엄마가 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의 안식처를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는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의 길이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엄마가 자기 옆에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엄마가 반겨주고, 방문을 열고 나오면 엄마가 거실에 앉아 있기를 바란다. 이렇게 말하면 일하는 엄마는 마음이 참 답답할 것 같다. ‘일은 해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그렇게 들러붙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우선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앞의 엄마는 ‘단지 1시간 반만 참으면’이라고 말했지만, 한번 잘 생각해 보자. 퇴근해 집에 돌아온 엄마는 아이가 어질러 놓은 것을 보고 짜증을 내며 청소를 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아이 숙제를 챙기고 씻기는 등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다가 오후 10시쯤 아이를 재운다. 더 어린 아이는 오후 9시에 재울 수도 있다. 오후 6시 반에 집에 왔어도 그때부터 잠들 때까지 오롯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단 10분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상황도 만만하지 않다. 일하는 엄마는 늘 바쁘다. 언제나 서두른다. 출근 준비를 하는데 아이가 “엄마, 나 학교에서 혼났어”라고 한다. 하지만 “왜? 어떻게 된 건데?”라고 물어보지 못한다. 아침에는 아이를 깨워 빨리 학교를 보내야 하고 자신도 출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게, 엄마가 선생님 말씀 좀 잘 들으라고 했잖아.” 이렇게 대답하며 아이의 말을 톡 잘라버린다. 여기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 아이는 엄마의 이런 태도가 너무 서운하다. 그러면 엄마와 멀어질 것 같지만 아이는 오히려 더 들러붙는다. 뭔가 채워지지 않은 사랑 때문에 엄마 타령이 더 심해지는 것이다. 애정을 확인하기 위해 자꾸 무언가를 요구하고, 요구하는 대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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