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없이 무기지원 끊은 美… 우크라 “러 침략 부추겨” 특사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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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패트리엇 미사일 등 지원 중단… 우크라, 충격속 “유럽 통해 구입할것”
美 “세계 무기 지원 상황 재검토”… 대중 견제에 무기 재배치 가능성
주한미군 감축 질문엔 “동맹 충실”… CNN “北, 3만명 추가 파병 방침”

“완전한 충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약속한 무기 지원을 최근 일부 중단하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격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무기 지원 중단에 대한 공식 통보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에 특사를 긴급 파견했다.

미국산 무기가 모두 끊기는 건 아니지만 핵심 무기들이 들어오지 못해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열세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와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무기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의 방위력 지원을 미루는 건 침략자(러시아)가 전쟁과 테러를 계속하도록 부추길 뿐”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무기 지원을 지속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동맹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콜비 美 국방차관, 행정부 내 통보 없이 강행”

백악관은 1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무기 지원을 중단했다는 폴리티코 보도를 확인하며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무기 비축량 감소 우려가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미국의 일부 무기 지원 중단 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와 본토 방어를 우선시할 것이고, 이를 인도·태평양으로의 전략적 전환과 연결 지을 수 있다”며 중국 견제를 위해 우크라이나 등에 배치한 무기를 재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은 공급 중단 무기에는 우크라이나가 고속 탄도미사일 요격에 쓰고 있는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30기가 포함됐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약 8500개의 155mm 포탄, 250기 이상의 정밀 유도 다연장로켓시스템(GMLRS), 142기의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등도 포함됐다.

다만, 이런 방침에 미 의회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날 6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일부 무기 운송 중단에 미 의회 의원, 국무부 관리, 주요 유럽 동맹국 관계자 등도 당황했다”고 전했다. 또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차관과 소수의 자문위원들이 담당자들에게 관련 방침을 통보하지 않고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지금처럼 러시아가 진격 중일 때 핵심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치명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을 통해 미국산 무기를 들여오는 방안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매우 중요한 일부 무기는 미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생산되지 않아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구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일부 무기 공급 중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3일 전했다.

● 美 “세계 무기 지원 상황 검토”

미국은 동맹국들에 대한 무기 지원도 줄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2일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외 무기 지원 상황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넬 대변인은 이날 “어떤 무기를 어디에 보내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세계 각지로 투입되는 무기 지원 현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토 대상에 오른 국가에 대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이 무기를 보내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변경과 관련된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군사 태세 검토에 대해 이 단상에서 보통 언급하지 않는다”며 “한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유지하고 있으며 동맹에 충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일 CNN이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2만5000∼3만 명을 추가 파병할 방침이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 등에 따르면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이날 러시아 교관들이 북한 평양과 원산 인근 훈련장에서 북한 무인기(드론) 조종사들에게 1인칭 시점(FPV) 드론의 조종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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