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최영지 기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이달에만 2조 5000억원 증가했다. 토지허가거래제 해제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면서 관련한 주택담보대출이 본격 시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증시 급등락에 따라 신용대출도 1조원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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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 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738조 5511억원)과 비교해 2조 4998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3월(1조 7992억원)을 넘어섰고, 신학기 이사수요 등을 고려하면 2월 증가폭(3조 931억원) 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담대와 신용대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담대는 1 조5018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을 받은 은행들이 연초부터 금리를 내렸고, 2월 토허제 해제와 맞물리며 주담대 수요를 자극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 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급증했다.
특히 토허제 해제 구역인 강남 3구의 아파트 값이 크게 뛰었다. 올해 1분기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4.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6% 수준인 서울 평균 상승률의 4배가 넘는 것이고 전국 시군구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나란히 3.52% 올라 송파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토허제 영향은 지난달 19일 토허구역 확대 지정 발표 이후 흐름으로 확인됐다. 강남·서초·송파·용산 지역의 가격 상승률을 전고점(3월 3주) 대비 4월 2주와 비교해 보면, 강남구는 0.83%에서 0.16%로, 서초구는 0.69%에서 0.16%로, 송파구는 0.79%에서 0.08%로, 용산구는 0.34%에서 0.14%로 각각 하락하며 가격 상승 폭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조 595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이 6435억원 급증했다. 최근 국내외 증시 급등락에 따른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으로 연중 최저치인 2284.72를 기록한 뒤 18일 2483.42로 8.7%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빗썸 기준)도 1억 1185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날 오후 1시 기준 1억 2297만원까지 회복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 고유 가계대출 잔액(정책대출 제외분) 잔액도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34조 7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633조 9577억원)보다 7796억원 증가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