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후기 조성된 백제계 5층 석탑
충남 공주 마곡사에 위치한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된 사찰 중 하나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공주 마곡사에 위치한 보물인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 탑은 고려후기에 조성된 5층 석탑이다. ‘풍마동(風磨銅)’이라고도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옥개석 위에 올려 이른바 ‘탑 위에 탑’을 쌓은 매우 특수한 양식을 갖췄다.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불탑양식을 재현하고 있으며, 제작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석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풍마동은 ‘바람에 닳아서 빛이 난다’라는 뜻으로, 이의봉(1733~1801)이 1761년 1월 1일 북경의 궁궐을 방문한 뒤 ‘북원록(北轅錄, 북경 견문록)’에 쓴 표현이다.
석탑의 조성시기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고려후기 충청과 호남 지역에 성행한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인다는 점, 2층 탑신의 동·서·남·북에 조각된 사방불의 머리 위 장식이 고려후기의 불상에서만 등장하는 동그란 모양이라는 점, 사방불 중에서도 동쪽에 새겨진 약사불이 든 약함이 뚜껑이 없이 위가 볼록한 형태로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고려 1346년)에서 보이는 것과 동일하다는 점 등의 세부 표현기법으로 미루어보아 고려후기(14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