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조용히 집콕'…연말 대목에도 외식·여행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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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작년 12월 2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김범준 기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작년 12월 2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모습. 김범준 기자

작년 12월 주간별 배달 외식 매출액(신한카드 기준)이 1년 전보다 5%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 주간 숙박 서비스에 대한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5% 넘게 감소했다. 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등 혼란한 정치적 상황이 시민들의 ‘조용한 연말’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통계청의 실시간 소비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작년 12월 주간별 배달 외식 매출금액 증감률(전년 동기 대비)은 △11월30일~12월6일 –7.3% △12월7일~12월13일 –8.8% △12월14일~12월20일 –8.40% △12월21일~12월27일 –5.1%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들이 배달 외식으로 지출한 금액이 1년 전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기간을 확장해보면 작년 10월5일~10월11일(-3.2%) 이후 12주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는 2023년 1월 21일~4월 14일(12주) 이후 가장 길다.

‘연말 대목’인 크리스마스도 ‘내수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크리스마스가 껴있던 작년 12월21~27일 업종별 전년(52주 전) 동기 대비 신용카드 이용금액 증감률을 보면 △식료품 및 음료(주류·담배 포함) -6.9%(전년 동기 대비) △숙박서비스 –15.7%, △음식 및 음료서비스 –6.7%로, 통계청이 제공하는 업종 모두에서 1년 전보다 악화했다.

나우캐스트 속보치는 신한카드 실적만을 기준으로 발표된다. 국가 승인통계는 아니지만, 공식 통계와 상관성이 크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배달 외식이나 숙박·음식은 내수 경기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점에서 최근 ‘얼어붙은 내수’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연 3.25%로 낮췄다. 2021년 8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지 3년 2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었다. 한 달만인 11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연말 특수와 맞물리면서 내수 부양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지만 정치적 변수가 생기면서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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