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스테이블코인의 한계, 오픈USD 등장 배경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말합니다. 기존 디지털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낮고, 전통금융 시스템에 비해 거래 속도가 빠르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 덕에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죠.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테더가 발행하는 USDT와 서클이 발행하는 USDC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두 스테이블코인 모두 미국 단기 국채 등을 담보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발행사가 이를 운용하면서 이자 수익 대부분을 독점합니다.이에 스테이블코인을 대규모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몇 가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대규모 거래 시 발행과 환매에 드는 비용이 비싸고, 준비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공유받지 못합니다. 발행사의 사업 방향이 기업의 필요와 맞지 않아도 개입할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오픈USD입니다. 잭 에이브럼스(Zach Abrams) 오픈스탠다드 CEO는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대규모로 활용하려면 개방적이고 저렴하며 처리량이 높아야 한다. 또한 접근성이 높고 기업의 이익과도 일치해야 한다”라며 “오픈USD는 인터넷 이코노미 성장에 기여하는 기업들이 개발한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잭 에이브럼스 CEO는 최근 스트라이프가 11억 달러(약 1조 6605억 원)에 인수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릿지(Bridge)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발행·상환 수수료 무료, 준비자산 수익 배분오픈USD의 목표는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대규모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비용, 접근성 장벽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3가지 설계 원칙을 고수합니다.
첫째는 확장성입니다. 참여기업은 별도 비용이나 거래량 제한 없이 오픈USD를 발행 및 환매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오픈스탠다드 준비자산 계좌에 1달러(약 1500원)를 입금하면 1OUSD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이죠. 대규모 거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대규모 자금이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합니다.
둘째는 기본 수익 제공입니다. 오픈USD는 준비자산 운용 수익을 참여기업에 배분합니다. 테더나 서클이 가져가던 준비자산 운용 수익을 참여기업에 돌려주는 것이죠. 이때 오픈USD 운영을 위한 소액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유통 기여도에 따라 참여기업에 제공합니다. 즉 오픈USD 채택과 유통을 확대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공동 거버넌스(합의 방식) 운영입니다. 오픈USD는 독립 법인인 오픈스탠다드가 운영을 맡되, 이사회는 참여기업으로 구성합니다. 특정 기업이 아닌 참여기업 전체의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테더와 서클이 발행부터 운영까지 담당하는 것과는 다른 운영 구조입니다.
금융, 결제 등 140여 개 기업 참여오픈스탠다드는 오픈USD에 금융, 결제, 빅테크 등 14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제 및 금융 네트워크 분야에서 비자, 스트라이프, 마스터카드가, 글로벌 금융기관으로는 블랙록, 스탠다드차타드가, 기술 및 커머스 분야에서는 구글, 삼성전자, IBM이,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 솔라나, 리플 등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신한금융그룹, 두나무 등 국내 기업 13곳도 참여기업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단 오픈스탠다드가 공개한 참여기업 목록은 공식 파트너십이라기보다는 참여 의사를 검토 중이거나 초기 제안 단계에 있는 기업까지 폭넓게 포함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 중 일부는 오픈스탠다드와 공식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공식 파트너임을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 예상오픈USD의 등장은 발행사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참여기업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오픈USD는 기존 발행사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참여기업과 거버넌스, 수익을 나누는 개방형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발행 및 상환 수수료를 없애 참여기업의 부담도 낮췄죠. 이는 보다 많은 참여기업을 확보함으로써 사용처와 유통량을 늘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오픈USD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시장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준비자산 운용 수익을 참여기업에 분배하는 구조가 기존 스테이블코인 대신 오픈USD를 채택할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이죠. 반면 기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 유동성, 생태계에서의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참여기업 중심의 오픈USD는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는 발행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컨소시엄 구성 요건, 은행권의 참여 비중이 주요 쟁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넘어 활용도와 유통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처와 유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오픈USD는 올해 하반기 정식 출시될 예정입니다. 아직 공식 출시 전이기 때문에 세부 내용이나 참여기업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용자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화제성만 보고 성급하게 판단하기보다 발행 주체의 신뢰도와 준비자산 투명성, 규제 준수 여부 등을 꾸준히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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