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대회 최연소 커트 통과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한 한국계 고등학생 아마추어 골퍼 크리스 김(18·잉글랜드·사진)이 올해 더 성장한 모습을 약속했다.
크리스 김은 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바이런넬슨(총상금 990만달러)에서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만 16세7개월10일의 나이로 커트 통과에 성공하면서다. 2010년 조던 스피스(미국)가 세운 기존 기록 16세10개월을 약 3개월 앞당기며 대회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전 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첫 PGA투어 대회에서 거둔 최종 성적은 65위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29일 CJ 소속 선수 대표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리스 김은 “1년 만에 이곳에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난다”며 “작년 대회는 제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2007년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크리스 김은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프로 골퍼로 뛴 어머니 서지현 씨(50)의 영향을 받아 골프채를 잡았다. 런던 근교 골프클럽에서 티칭 프로로 일하는 어머니에게 지도받은 그는 2년 전 R&A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맥그리거 트로피 등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를 제패하며 이름을 알렸다.
잉글랜드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크리스 김은 1년 전보다 성장한 모습이었다. 키 183㎝로 작년 이맘때보다 5㎝ 더 자랐다.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작년보다 조금 더 강해진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공을 조금 더 멀리 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선 “대회 전에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좋은 경기를 하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크리스 김은 평소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우상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습 라운드 때 셰플러와 마주쳤다는 그는 “셰플러는 내 엄청난 우상이고, 보기만 해도 좋았다”고 했다.
2023년부터 한국 기업 CJ그룹의 후원을 받는 크리스 김은 “부모님 두 분 다 한국인이라 고향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다”며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키니=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