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축제가 시급한 교육 이슈?”…이념 싸움판 된 교육감 선거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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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축제가 시급한 교육 이슈?”…이념 싸움판 된 교육감 선거 [기자24시]

입력 : 2026.05.29 13:10

김영배, 류수노, 윤호상,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배, 류수노, 윤호상,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성애, 퀴어 축제, 좌파, 불복…. 최근 교육감 선거 현장에서 기자가 반복적으로 접한 단어다. 후보들의 입에서 학력 격차 해소나 미래 인재 양성 같은 교육의 본질적인 고민 대신,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이념적 구호가 더 크게 나온다. 교육 수장을 뽑는 자리가 마치 종교적 가치관이나 정치적 사상을 검증하는 청문회장으로 변질된 형국이다.

냉정히 따져보자. 동성애나 성평등 교육 등에 대한 가치 판단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고 교육감 개인의 권한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초·중등 교육과정의 큰 틀은 국가가 정하며 일선 학교의 세부 운영은 교권과 자율성에 맡겨져 있다. 교육감의 본분은 학교가 이 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후보들이 교육감 업무와 무관한 이슈에 매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복잡한 교육정책을 설명하는 것보다 표를 모으기 위한 ‘이념 불쏘시개’로 쓰기에 이보다 더 만만한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학인, 정근식, 한만중, 홍제남 후보(왼쪽부터). [서울시교육청]

2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학인, 정근식, 한만중, 홍제남 후보(왼쪽부터). [서울시교육청]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작 시급한 교육 현안들이 실종된다는 점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원, 늘봄학교나 고교학점제의 안착, 교권 보호 등 학부모와 학생이 피부로 느끼는 숙제들은 소음 속에 묻혀버린다. 선거판이 정치 싸움으로 얼룩지면서 유권자들은 누가 더 유능한 교육 행정가인지 판단할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정당과의 연계를 막아왔지만 지금의 직선제가 오히려 교육의 정치화를 가속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극단적 지지층만 바라보는 ‘깜깜이 선거’가 반복된다면 제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처럼 유권자가 후보의 이름도, 정책도 모른 채 정치적 구호만 듣고 투표하는 구조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묶어 선출하는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전환 등 근본적인 구조 개편 논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교육은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교육을 기성세대의 이념 대리전을 치르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교실을 정쟁의 늪으로 밀어 넣는 지금의 직선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 아닐까.

이용익 사회부 기자

이용익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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