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36이 시험 발사 준비 중 점화 단계에서 폭발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폭스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께 미국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10번째 시험 발사를 준비하던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이 지상 폭발했다.
폭발 이후 텍사스주 케머런 카운티 당국은 페이스북에서 "스타베이스에서 통상적인 '고정 점화'(Static fire) 시험 도중 스타십36에 처참한 실패가 발생해 폭발했다"고 밝혔다. 고정 점화 시험은 로켓을 발사대에 고정한 채 엔진을 차례로 점화하는 테스트다.
스페이스X도 자시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게재하며 "스타십이 10번째 시험 발사를 준비하던 중 '심각한 이상 현상(a major anomaly)'을 보였다"며 "시험 중 안전 구역이 유지됐고, 모든 관계자의 신원과 안전은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 당국과 협력해 시험장과 인근 지역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위험 요소가 없다"며 "복구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발사장 접근을 삼가달라"고 했다.
스타십 폭발 장면은 나사(NASA) 유튜브 채널에도 공개됐다. 영상에는 점화 중이던 로켓이 갑자기 폭발하고, 엄청난 규모의 불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1차 폭발 이후 수 초 만에 2차 폭발이 있었는데,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간 후 로켓의 형태는 완전히 사라졌다.
머스크는 2024년 첫번째 유인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발사실험 실패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각각 지난 1월과 3월 있었던 7차, 8차 시험비행은 모두 로켓이 공중 폭발했고, 지난달 27일 있었던 9차 시험 발사에서는 탑재됐던 모의 위성들이 사출되지 못한 채 인도양으로 추락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스페이스X의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상세한 스타십 개발 관련 세부 일정을 공개했는데, 머스크는 스타십이 2026년 말까지 기한을 맞춰 준비가 완료될 확률을 절반 정도로 봤다. 그때까지 스타십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다시 시도하기까지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머스크에 따르면 2026년 말은 화성과 지구가 태양 주위를 정렬해 두 행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다. 머스크가 꼽은 우주선 발사 적기로, 이러한 순간은 화성의 반대면을 중심으로 약 2년마다 발생한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에 따르면 우주선으로 화성까지 이동하는 데에 7~9개월이 걸리는 만큼 해당 시간을 계산해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성으로 향하는 첫 번째 비행에는 테슬라가 제작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디자인의 로봇으로 구성된 모의 승무원이 탑승한다.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비행에서 최초의 인간 승무원을 태운다는 게 머스크의 계획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