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협상 성사 가능성 감안”
이란 “英-佛-獨과 핵 논의 준비
이 공격 중단 전엔 美와 대화 안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이란과 협상이 이뤄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 앞으로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이미 이란 공격 계획은 승인했지만 마지막까지 이란의 핵 포기 여부를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를 감행할 경우 미국이 감수해야 할 위험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CNN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점심을 함께한 스티브 배넌 등 충성파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을 내릴 경우 (이란과의) 장기적인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일단 외교적 해법의 문을 열어뒀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재차 압박했다. 특히 이란과의 협상을 위한 핵심 조건으로 핵무기 완전 포기를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허용되지 않으며,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대응이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3국(E3)과 이란 간의 외교장관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우라늄 농축 제한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기 전엔 미국과 대화를 안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E3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번 회의에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감시, 탄도미사일 감축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20일에도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19일 밤사이 이란 수도 테헤란의 미사일 생산시설과 핵무기 연구개발 기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밤사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어갔고 전날에는 대량살상용 비인도적 무기 ‘집속탄’(한 개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다른 폭탄이 들어가 있는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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