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들어 최저
개인 이틀간 2조 순매도 나서
외국인 은행주 4일연속 ‘팔자’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이 연일 쇼크 수준의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9% 하락한 2360.53, 코스닥은 5.19% 떨어진 627.01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가 630선을 밑돈 건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828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815억원 등 총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알테오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각종 대형주가 모두 하락하는 와중에 정치 테마주만이 홀로 상승했다. 이재명, 홍준표, 안철수 등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들의 테마주 19개가 하루 상승 제한폭인 30%를 찍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4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와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 증권금융의 외화 유동성 공급 등 부문별로 준비된 시장 안정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17.8원 하락한 1437.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돌발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다음 날인 4일 1410.1원으로 약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9일엔 1430원 선까지 내줬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국 불안의 장기화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없다”며 “당분간 달러당 145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는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해 준비된 상황별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일 열리고 있는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경제금융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24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