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코스피가 반도체 투자심리 위축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치며 4% 넘게 급락했다. 최근 2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약 10% 하락하는 등 수급 쏠림에 따른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2.20포인트(5.33%) 하락한 749.64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내린 1478.4원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제헌절 휴장 기간 발생한 해외 증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락 출발했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문샷의 새 모델 '키미 K3'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대만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도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실적 선반영 우려로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물이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4%대, SK하이닉스는 3%대 하락했다. 한미반도체도 9% 넘게 떨어졌다. 장 초반 SK하이닉스가 상승 전환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지만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면서 다시 하락했다.
수급에서는 기관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3시 35분 기준 기관은 9218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투자가 4893억원을 팔아치웠고 사모펀드와 투신도 각각 2901억원, 269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5236억원, 3510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도 744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8억원, 134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908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급락이 기업 실적이나 경기 전망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연휴 기간 아시아 증시 하락을 뒤늦게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장중 중국과 홍콩 증시는 상승했고 미국 지수선물도 강보합권을 나타냈다. 외국인도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휴장 기간 누적된 대외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락했다”며 “반도체 관련 악재와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심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수급 주체들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해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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