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맞아 자녀 학자금 등 미래 목돈 마련 '어린이펀드' 다시 주목
부모가 자녀 명의로 가입해
장기간 운용, 복리 효과 으뜸
설정액 2000년대 중반 2조
이후 자금 유출 3천억대 축소
공모형 24개 중 14개 수익률
코스피 3년 상승률 넘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자녀의 학자금, 결혼 자금 등 미래 목돈 마련을 위한 대표 재테크 수단인 '어린이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모가 자녀 명의로 가입해 장기간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로 최근 수년간 주요 상품들이 국내 증시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다. 하지만 수익률과 달리 시장 규모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2조원에 달했던 설정액은 꾸준한 자금 유출에 3000억원대로 쪼그라든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판매 중인 공모형 어린이펀드 24개 가운데 지난달 27일 기준 최근 3년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165%)을 웃도는 상품은 14개로 집계됐다. 5년 기준으로도 코스피 상승률(107%)을 상회한 펀드는 13개에 달했다. 절반이 넘는 상품이 장기 투자에서 시장 평균을 넘어섰다.
이는 어린이펀드의 구조적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대부분 장기 적립식 형태로 운용되며, 국내 대형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반도체를 필두로 한 대형주 중심 장세를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어린이펀드는 단기 매매보다 장기 투자에 초점을 맞추는 상품이라 시장 변동성을 흡수하면서도 상승 국면에서는 성과가 잘 드러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별 상품별로 보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3년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어린이펀드는 'IBK어린이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 종류A'로, 이 기간 수익률이 223%에 달한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을 따르는 인덱스펀드다. 지수를 대부분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에 종목 교체의 필요성이 적고 이에 따라 펀드의 주식을 사고파는 주식 매매에 따른 거래 비용이 적은 점이 특징이다. 종목 선정을 위한 비용이 들지 않아 운용보수가 저렴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NH-Amundi아이사랑적립증권투자신탁1[주식]도 평균 220%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외에 KB사과나무증권자투자신탁1(주식)C5클래스, 우리스마트고배당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A,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증권자투자신탁1[주식](A) 등도 200% 안팎의 성과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일부 상품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1(주식) 펀드와 중국·인도 등 해외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증권투자신탁1(주식) 등은 최근 3년간 수익률이 각각 109%, 32% 수준으로 성과가 평균치를 밑돌았다.
문제는 준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펀드 시장 자체는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전체 어린이펀드 설정액은 3496억원에 그쳤다.
펀드별로도 '소형화' 현상이 뚜렷하다. 전체 어린이펀드 가운데 6개는 순자산이 5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1000억원을 넘는 펀드도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1(주식)종류C5(3571억원),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C5) 등 3종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펀드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지면 운용 효율성이 떨어지고 초기 설정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어린이펀드의 매력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자녀 명의의 장기 투자'라는 상징성 등으로 수요가 형성됐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이펀드만의 별도 세제 혜택이 없다.
여기에 펀드 운용보수 부담까지 고려하면 투자 대안은 훨씬 더 다양해진다는 분석이다. 어린이펀드의 평균 총보수율은 1% 수준을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를 선택하는 경우 수익률과 더불어 상품 구조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10~20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목표로 한다면 어린이펀드는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라면서도 "다만 상품별 수수료와 운용 전략, 펀드 규모 등을 따져보고 다른 투자 수단과 비교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아이를 위한 상품'이라는 상징성만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자산 배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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