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두 배 뛰었지만…빚투개미는 ‘3조 강제청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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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지수는 두 배 뛰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개미’들은 그러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4200선에서 8400선까지 두 배 가량 뛰었지만, 같은 기간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된 개인 투자자의 빚투 물량은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반대매매 규모는 3조1525억원에 달했다. 1월 2166억원, 2월 2483억원 수준이던 반대매매는 미·이란 전쟁 충격이 있었던 3월 5585억원으로 뛰었다. 4월 2642억원으로 주춤했지만 신용공여 잔고가 급격히 불어나던 5월 7946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지난달에는 9699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지수는 극심한 등락폭을 기록하는 ‘롤러코스피’ 장세를 보였다. 6월 1일 코스피 시가(8476.15)와 30일 종가(8476.48)는 사실상 같았지만,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총 10차례 발동되는 등 등락폭은 매우 컸다.

그런가 하면 하루 10%가량 떨어지는 급격한 하락도 나왔다. 18일 9000선을 넘은 코스피는 22일 9114.55까지 올랐다가 단 하루 만에 8203.84까지 폭락했다. 지난 29일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97.99까지 치솟아 지수 발표를 시작한 2009년 4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코스피 변동성이 최고 수준으로 커지며, 장중 낙폭이 담보유지비율 기준선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이 반복되며 반대매매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 ‘포모’ 심리가 자극한 빚투에…신용공여 ‘사상 최고’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산 뒤 담보유지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다. 투자자는 원치 않는 시점에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청산당해 손실을 보고,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주가 하락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다.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합계 약 55.6%에 달한다. 이 같은 반도체 대표주 쏠림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만들자 ‘나만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포모(FOMO)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5월 27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가세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공여 잔고는 2월 초 30조4731억원에서 3월 초 32조8041억원으로 늘더니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초단기 빚투 지표인 위탁매매미수금도 연초 9000억원대에서 최근 1조2000억원대로 뛰었다.

● 반대매매가 반대매매 부르는 악순환

금융투자업계는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현상’을 변동성 확대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한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가격의 등락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운용사는 가격이 급락할 때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이 매도로 인해 하락폭이 커지고 이 하락폭이 다시 더 큰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5% 변동할 때마다 47억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감마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해 변동성을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변동성이 반대매매를 부르고, 이것이 다시 변동성을 높이는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장세에는 레버리지 투자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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