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 5일부터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연일 몸집을 불리던 상장지수펀드(ETF) 시가총액이 다시 50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하락에 따라 코스피 등 지수형 ETF는 물론 테마형 ETF,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종류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ETF 시총은 497조5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인 4일 시총(511조8962억원)에서 하루 만에 14조원가량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 같은 낙폭 규모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ETF 시장은 국내 증시에서 사상 초유의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달 27일 국내 ETF 순자산은 501조823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ETF 순자산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6월 20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선 지난 1월 300조원, 지난달 400조원 등으로 불어났다. 국내 증시로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본격화하면서 ETF 시장도 덩달아 빠른 속도로 커진 것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하락장으로 전환하자 ETF에서도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지난 2일 ‘9천피’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는 8일 7484.41까지 주저앉으면서다. ETF체크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순자산규모가 가장 많이 하락한 상품은 지수형 상품인 ‘KODEX 200’이다. 하루 만에 순자산이 1조8786억원 감소했다. ‘KODEX 레버리지’와 ‘TIGER 200’은 각각 8194억원, 776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테마형 ETF에선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 가장 타격이 컸다. ‘TIGER 반도체TOP10’은 순자산이 1조906억원 하락했다. ‘KODEX 반도체’와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각각 6399억원, 5823억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직격탄을 맞았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하루 만에 각각 4481억원, 3969억원 감소했다.
다른 테마형 ETF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에 투자하는 ‘KODEX 삼성그룹’은 순자산이 2044억원, AI 전력주에 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1802억원이 감소했다. ‘KODEX2차전지산업’(약 -1244억원)과 ‘SOL AI반도체소부장’(약 -868억원), PLUS K방산(약 -356억원) 등도 마찬가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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