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다크 판타지의 정점, 엔하이픈 ‘블러드 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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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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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마니아적인 ‘뱀파이어’ 서사가 전 세계를 관통하는 보편적 매혹으로 치환됐다. 톱티어 그룹 엔하이픈이 새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며 자신들이 구축해온 ‘다크 판타지 세계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멕시코시티 공연 추가 회차 오픈 및 ‘일본 4대 돔 투어 확정’으로 입증된 압도적 지표는, 케이(K)팝의 독특한 세계관이 더 이상 ‘팬덤만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 주류 시장을 관통하는 뒤흔드는 거대한 주류 문법으로 격상됐음을 시사한다.

엔하이픈이 1~3일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새 월드투어 ‘블러드 사가’(BLOOD SAGA, 피의 서사)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서울에 이어 전 세계 21개 도시로 뻗어 나갈 이번 투어는 시작 전부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특히 7월 치러지는 멕시코시티 공연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2차례 추가 회차를 확정 짓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의미있는 기록을 추가했다. 케이팝 남성 그룹으로선 최단기간 3대 돔 투어라는 기록을 보유한 이들이 이번 투어를 통해 ‘4대 돔 입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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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성공은 마니아적 요소가 짙은 ‘뱀파이어’ 세계관을 글로벌 흥행 코드로 변주해 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엔하이픈은 이들의 뱀파이어 서사를 바탕으로 한 웹툰 ‘다크문: 달의 제단’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끄는 등 세계관의 자생력을 증명해 왔다. 자칫 진입장벽이 될 수 있는 마니아적 설정을 탄탄한 서사와 음악, 퍼포먼스의 ‘삼위일체’로 풀어내며 대중마저 설득해 낸 결과다.

‘피의 서사’라는 파격적인 명칭 아래 진행된 이번 공연은 엔하이픈이 축조해온 세계관을 가장 고도로 응축한 무대였다. 4가지 챕터로 구성된 서사는 한 편의 뮤지컬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하는 극적인 연출과 전환으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공연의 압권은 ‘절정’에 해당하는 챕터 3이었다. 이들의 히트곡 ‘스틸러’로 시작한 해당 파트는 붉은 망토를 입은 수십 명의 무리가 무대 위로 난입하며 다크 판타지를 현실 공간으로 옮겨놓았다. 이윽고 이어진 ‘드렁크-헤이즈’ 무대에서는 고딕 양식의 식탁을 활용해 뱀파이어의 만찬을 시각화했고, 특히 웹툰 ‘다크문’ OST로 결속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서사의 깊이를 더했다.

2020년 데뷔한 이래 고정된 흥행 공식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일궈온 엔하이픈은 이제 케이팝의 독보적인 장르로 자리 잡았다.

서울에서 쏘아 올린 붉은 신호탄은 아시아, 북미, 유럽을 아우르는 거대한 ‘피의 서사’로 확장된다. 7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재개되며 내년 3월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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