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4일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대해 "케빈 워시는 중앙은행 의장들 중 가장 입체적이고, 정치적 신념이 매우 뚜렷한 인물"이라며 "청문회에서 본인 입으로 '체제 전환(Regime Change)'을 언급하는 등 중앙은행 개혁에 대한 의제들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이정훈 연구원은 "워시가 던진 주요 의제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커뮤니케이션 축소, 정부와의 협력 강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며 "대부분 미 Fed의 프레임 워크를 바꾸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는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케빈 의장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짧게는 6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8월 잭슨홀 미팅까지가 되겠지만 길게는 임기 내내 시장이 적응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 목표 체제가 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워시는 경제학자 출신이 아니며 파월과 같이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면서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2% 위에 머물러 있다면 워시의 임기 내 관련 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워시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들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 있고, 그 결과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는 1990년대 중반 당시 미 Fed를이끌었던 그린스펀 의장이 정보기술(IT) 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경제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논리와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AI가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도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대에는 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그 시점은 빨라도 내년"이라고 짚었다.
또 "1990년대 그린스펀의 완화적 통화정책도 결국 경제 성장과 소비가 과열되면서 다시 높은 금리로 이어졌다"며 "워시 역시 미 Fed가 보유한 자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더 많이 해주도록 유도해 실물경제를 활성화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이 전략이 성공해 미국 경제가 다시 강하게 성장한다면 오히려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가 다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Fed는 어떤 식으로든 정치와 연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워시는 금리 결정을 제외한 영역은 무조건적인 독립성이 요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청문회에서는 이미 재무부와의 공조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애 '케빈 워시 Fed 체제'에서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에 더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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