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이 이어지면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전통문화와 역사 관광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크리에이트립은 관광거래 데이터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1일부터 8월17일까지 데이터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역사·문화 관광 체험이 크게 늘었다.
특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은 7월 한 달간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69만여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박물관 문화상품 매장 '뮷즈'의 매출도 49억5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2.8배 증가했다. 일부 인기 상품은 오픈런과 예약 판매가 이어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통 공예 체험 수요도 성장세를 보였다. 크리에이트립의 노리개 만들기 클래스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133% 급증했다. 케데헌의 주인공인 헌트릭스 멤버들이 노리개를 착용한 장면이 글로벌 팬들 사이 화제가 되면서 한국 전통 장신구에 대한 관심을 실제 체험과 소비로 연결하는 촉매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 근현대사 체험 공간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MZ 관련 상품은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55% 늘었다. 한국 분단과 평화의 상징인 DMZ는 과거에는 내국인 단체 관광 중심지였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DMZ 외에도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생활 문화와 전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 또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울 김치문화체험관은 올해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45% 상승하며 대표적인 체험형 관광지로 부상했다.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김치를 담그고 김치전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은 음식 체험을 넘어 한국인의 식문화를 깊이 이해할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민속촌과 수원 화성 등 역사 관광 상품 예약도 증가세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최근 케데헌의 글로벌 성공은 K-팝과 K-푸드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를 역사·전통문화 영역까지 확장시키는 계기로 한국의 정체성을 다각화해 경험하려는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