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후 첫 파업위기
단기적으로 메시지-결제 멈출 가능성 적지만
장기화땐 ‘AI 플랫폼’ 전환 등 차질 빚을수도

29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를 ‘AI와 카카오톡 중심 성장’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최근 두나무 지분과 카카오게임즈 경영권 등 비핵심 자산을 잇따라 정리하며 AI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는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약 8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톡 고도화와 AI, 글로벌 콘텐츠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사 갈등 장기화로 내부 조직 안정과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 실제 투자 집행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는 하반기 카카오톡을 대화 맥락을 기반으로 상품 추천과 예약, 결제까지 이어지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대규모 투자와 신속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AI 경쟁이 빅테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투자 타이밍까지 놓칠 경우 시장 주도권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시장 신뢰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때 국내 대표 성장주였던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7만 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 수년간 10만 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4만~5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계열사 쪼개기 상장 논란, 경영진 주식 매각, 사법 리스크, 플랫폼 규제 논란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약화된 결과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991억 원, 영업이익은 732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2114억 원을 기록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럼에도 주가 회복이 더딘 이유는 투자자들이 카카오톡과 AI를 결합한 새 성장 모델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를 확인하려 하기 때문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파업마저 현실화된다면 주주 반발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카카오 노사 협상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영업이익 연동 보상안에 “카카오 이사회가 위법적 합의를 비준한다면 주주들과 연대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크루유니언(노동조합)은 앞서 ‘영업이익 10%’ 안은 노조의 최종 요구안이나 교섭 결렬의 핵심 쟁점이 아니라, 교섭 과정에서 검토된 여러 안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는 29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현재 크루유니언이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며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라며 “성과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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