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카지노 면허제도 개편’의 핵심은 단순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는 데 있지 않다. 최초 허가(사업권 부여) 단계에 집중됐던 관리 방식을 사업자 지배구조와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영구적 권리’나 다름없던 카지노 면허를 일정 기간마다 자격을 평가하는 ‘조건부 사업권’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와 국회가 검토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안에는 일정 주기마다 사업자 자격을 심사하는 갱신허가제와 함께 대주주 변경이나 지배구조 변동 시 별도 적격성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심사 대상에는 재무 건전성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내부통제 시스템, 책임도박 운영 실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카지노를 처음 허가할 때 자본금과 시설, 재무 상태 등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허가 이후에는 대표자 변경 등 일부 사항을 제외하면 사업자의 적격성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 법인 분할이나 합병, 지분 거래를 통해 실질적인 지배주체가 바뀌더라도 최초 허가 당시의 투자 능력과 도덕성, 공적 책임을 다시 검증할 법적 근거가 부족한 것이 현행 제도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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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포그래픽=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이진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은 “카지노 산업은 운영 주체의 투명성과 내부통제가 산업 신뢰를 좌우한다”며 “대주주 변경이나 지배구조 변화가 발생했을 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는 3년마다 카지노 면허를 갱신하면서 재무 건전성과 책임도박 운영, 내부통제 수준을 종합 평가한다. 미국 네바다주와 뉴저지주는 주요 주주나 경영진이 변경될 경우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마카오는 10년 단위 면허 갱신 과정에서 비게임 투자와 지역사회 기여도까지 함께 평가한다. 이러한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할 때 국내 카지노 산업의 관리는 현저히 뒤처져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투명성 강화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관계자는 “갱신 심사가 예측 불가능한 행정 규제로 변질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켜 장기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자체보다는 규제의 정교함과 예측 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면허 취소만을 전제로 하는 방식보다 단계적인 관리체계를 주문한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지노는 지역경제와 고용 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한 번의 심사 결과만으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개선명령과 조건부 갱신, 일정 기간 내 재심사 등 단계적인 관리수단을 마련해야 시장 충격을 줄이면서도 관리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는 다음 달 정책토론회를 통해 갱신 주기와 평가 항목, 기존 사업자에 대한 적용 방식과 유예기간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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