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위험 최대 29% 낮춘 ‘항염증 식단’…뭘 먹어야 하나? [노화설계]

1 hour ago 3

염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식품을 꾸준히 먹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염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식품을 꾸준히 먹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위험에서 유전적 소인은 사실상 통제가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생활습관은 다르다. 운동, 충분한 수면, 활발한 사회활동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꾸준히 쌓이고 있다.

이번에는 식습관, 특히 몸속 염증을 줄이는 식단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치매 관련 초기 뇌 변화가 이미 시작된 사람들에게서도 발병 위험을 낮출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치매가 없던 60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관련 변화나 신경 세포 손상 등을 시사하는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은 사람도 염증 유발 위험이 낮은 식단을 따를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스웨덴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성인 1865명(평균 연령 70.5세, 여성 60.3%)을 최대 1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모두 치매가 없었으며, 추적 기간에 240명이 치매를 진단받았다. 참가자들은 최대 6번 혈액 검사를 받고 식습관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와 관련된 세 가지 혈액 바이오마커를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 병리인 신경섬유 엉킴과 관련된 인산화 타우(p-tau217)’,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죽을 때 혈액으로 방출되는 단백질 조각인 ‘신경섬유 경쇄(NfL)’, 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별아교세포의 활성과 관련된 ‘교세포 섬유성 산성단백질(GFAP)이다.

분석 결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치매 위험이 더 낮았다. 특히 혈액 바이오마커에서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사람들에게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 하나만 살펴본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평가했다. 실제 사람들은 특정 영양소만 따로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음식을 함께 먹기 때문이다.연구진은 식사의 질을 세 가지로 방식으로 평가했다. 지중해식 식단 준수 정도, 일반적인 건강 식생활 지침 준수 정도, 그리고 식단이 몸속 염증을 얼마나 유발하는지를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일관된 효과를 보인 것은 염증 유발 위험이 낮은 식단이었다.

구체적으로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은 사람 가운데 염증을 덜 유발하는 식단을 섭취한 사람은

인산화 타우(p-tau217) 수치가 높은 경우 치매 위험이 29%
신경섬유 경쇄(NfL) 수치가 높은 경우 21%
교세포 섬유성 산성단백질(GFAP) 수치가 높은 경우 27% 감소했다.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일반인뿐 아니라 이미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도 맞춤형 식이 예방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염증을 줄이는 식단은 특정 치료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식사 방식을 의미한다.

염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들. 챗GPT 생성 이미지.

염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들. 챗GPT 생성 이미지.

대표적으로 녹색 잎채소, 베리류를 포함한 과일, 통곡물, 콩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류, 견과류, 차, 커피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반대로 붉은 고기, 가공육, 정제 곡물, 가당 음료는 줄이는 식사 방식이다

비슷한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대사질환이 있는 노년층에서도 염증 유발 위험이 낮은 식단이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그렇다면 왜 염증이 중요할까?

염증은 원래 우리 몸이 감염과 손상에 대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 반응이다. 문제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만성 저강도 염증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만성 염증이 뇌 노화를 촉진하고 치매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뇌세포 주변의 면역 반응을 변화시키거나 뇌혈관 건강,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 건강 등에 영향을 미쳐 직·간접적으로 뇌 건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치매 위험에는 식습관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나이, 유전, 심혈관 건강, 사회경제적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번 연구는 사람들을 장기간 관찰한 연구이기 때문에 염증 유발 위험이 낮은 식단이 치매를 직접 예방했다고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치매 위험과 관련된 초기 생물학적 변화가 이미 시작된 뒤에도 식습관을 개선하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안야 므르하르 연구원과 아드리안 카르발로 카슬라 연구원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에서 “앞으로는 어떤 음식과 영양소가 이러한 효과를 만드는지를 규명해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치매 예방 식이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다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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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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