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대출자 부담 재정-금융정책으로 덜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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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년 6개월만에 금리인상]
정부 확장재정과 어긋난다는 지적엔
신현송 “성장률 높이면 엇박자 아냐”
전문가 “물가 자극 않도록 재정 써야”

뉴시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으로 대응할 문제라고 16일 강조했다. 내년에 8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할 정부의 확장재정과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재정투자로)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신 총재는 “통화정책보다 선별적으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가장 적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채무 조정이 필요한 일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핀셋 지원’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올 상반기(1∼6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매달 증가하면서 6개월간 29조 원 불어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 부담도 덩달아 커져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나 저신용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4%였다. 이 가운데 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인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68%로 훨씬 높았다.

한은의 긴축 통화정책이 정부의 돈을 푸는 확장재정 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신 총재는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책이)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부합한다고도 할 수 있다”며 “지출의 형태와 규모, 집행 속도 등에 따라 해답이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다음 달 발표할 내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 대비 약 10% 늘어난 800조 원 이상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집중 투자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에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은 물가 영향에서 통화정책과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기 악화로 힘든 자영업자나 청년 지원, 양극화 해소 등 가능한 한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재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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