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 경증환자 응급실 방문 자제 호소
“급한 환자 응급실 뺑뺑이 땐 사망할수도”
과음·과식은 삼가고 만성질환 약 준비를
최장 10일에 달하는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의료 현장이 또다시 큰 혼란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2일 성명을 내고 “응급의료체계는 2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나빠졌다”며 “명절마다 응급실은 단위 병원 차원의 재난 상황을 맞게 된다”고 밝혔다.
응급실은 평소보다 환자가 급증하는데다 배후 진료 인력이 부족해 중증환자의 전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속출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다.
의사회는 국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지켜 불필요한 응급실 방문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자는 약이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야 하고 과음과 과식은 자제해 급성 위장관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낯선 활동도 삼가야 하며 발열 환자는 이동을 자제해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 장거리 이동 시에는 충분히 쉬고 교통 법규를 지켜 사고를 예방할 것도 당부했다.
특히 경증환자의 상급병원 응급실 방문 자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명절 응급실 과밀화의 가장 큰 원인은 경증환자가 갈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단순 발열이나 복통, 염좌, 가벼운 사고 등은 지역 1차 의료기관을 활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응급실은 어디까지나 응급치료를 제공하는 곳이지, 최종 치료를 보장하지 않는다. 경증환자까지 몰리면 정작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이 제때 대응받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의사회는 “명절에도 응급의료 인력은 평상시 최소 인원으로 운영돼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민들의 양보와 인내가 있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탁상행정식 임시 대책이 아니라 연휴·명절에 맞는 장기 응급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전문가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