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국장 회의서 “형식적 보고 끝내라”
냉정한 업무평가…업무보고 전면 개편
재정 혁신 ‘불필요한 사업 정리’ 주문
반도체 속도전…‘칸막이 없는 협업’ 강조

취임 열흘째를 맞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첫 실·국장 회의를 열고 업무보고 방식부터 재정 운영,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까지 도정 전반의 혁신을 주문했다. 형식적인 보고에서 벗어나 성과와 한계를 있는 그대로 공유하고,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핵심 현안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10일 예정된 실·국별 업무보고를 중단한 채 예정에 없던 실·국장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업무보고는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 장밋빛 전망에 치우쳤다”라며 “무엇을 계획했고, 얼마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는지를 솔직하게 평가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된 것은 잘된 대로,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보고해야 한다”라며 “준비가 된 부서부터 업무보고를 다시 받고, 그 결과를 사업 평가와 예산 편성, 인사에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공직자의 역할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추 지사는 “간부는 지시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라며 “용역이나 상급 기관의 지시가 책임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직급이 높을수록 더 많이 판단하고 더 무겁게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있고 9월 감액 추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사업예산 1조4000억 원을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히 조정하겠다”고 했다. 도지사 결재 없이 추진되는 부서별 연구용역은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재정 절감을 이유로 직원들의 정당한 보상을 줄이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초과근무수당을 삭감하는 식의 손쉬운 방식은 선택하지 않겠다”라며 “불필요한 사업과 관행은 과감히 정비하되, 열심히 일한 공직자는 제대로 평가하고 정당하게 보상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경기도 최대 현안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당부했다. 추 지사는 “도지사 직속 ‘초격차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력과 용수, 산업입지, 기반 시설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칸막이 없이 함께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라며 “실시간 보고 체계를 갖추고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속도전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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