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종의 가장 깊은 고백… '림보'에 담아낸 존재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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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두 번째 ‘무브노트’ 성료
불안·고독·경계의 감각, 몸의 언어로 구현
무용 꿈나무 초청 등 사회적 책임도 다해
"동시대 살아가는 많은 분들 공감하길"

  • 등록 2026-06-02 오후 11:30:57

    수정 2026-06-02 오후 11:30:57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아티스트 최호종이 두 번째 단독 공연을 통해 한층 깊어진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화려한 기술이나 외적인 확장보다 내면의 감정과 존재에 대한 질문에 집중한 무대였다.

최호종(사진=매니지먼트 낭만)

소속사 매니지먼트 낭만에 따르면 최호종은 지난달 30일 서울 엑스칼라(XSCALA)에서 단독 공연 ‘2026 최호종 두 번째 무브노트 <림보>’(2026 CHOI HOJONG 2nd MOVENOTE

)를 개최하고 관객들과 만났다.

이번 공연은 최호종의 움직임 아카이브 프로젝트 ‘무브노트’(MOVENOTE)의 두 번째 작업이다. 전작이 다양한 장르와 형식의 실험을 통해 움직임의 외연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림보’는 보다 깊숙한 내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공연 제목 ‘림보’는 불안정한 상태를 뜻하는 ‘림보’(Limbo)와 존재하지만 비어 있는 공집합 ‘Ø’를 결합한 단어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머무는 존재의 감각, 끊임없이 흔들리고 질문하는 인간의 내면을 최호종만의 신체 언어로 풀어냈다. 정답도 목적지도 없는 상태 속에서 방황하고 사유하는 과정을 움직임으로 구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최호종(사진=매니지먼트 낭만)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서사를 끌고 가며 작품의 응집력을 높였다. 독립된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냈고, 최호종은 절제된 움직임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감정의 결을 촘촘하게 쌓아 올렸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것은 단순한 안무가 아니라 불안과 고독, 흔들림과 회복에 대한 기록이었다.

특히 작품은 한 예술가 개인의 이야기에서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정서와도 맞닿았다. 어디에도 쉽게 소속되지 못한 채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의 감각이 무대 전반에 녹아들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공연 내내 객석은 깊은 집중감으로 채워졌고,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막이 내린 뒤 이어진 긴 박수는 작품이 남긴 울림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최호종(사진=매니지먼트 낭만)
이번 공연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아냈다. 최호종은 공연장을 단순한 관람 공간에 머물지 않고 배움과 영감이 오가는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무용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초청해 예술가의 여정과 창작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가 운영하는 자살 유족 모임 ‘자작나무’ 소속 동료지원가 일부를 초청해 예술이 가진 위로와 공감의 가치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현재 ‘천명지킴 생명대사’로 활동 중인 최호종은 무대 안팎에서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이번 공연 역시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예술이 사람과 사회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다.
최호종(사진=매니지먼트 낭만)
최호종은 공연을 마친 뒤 “개인의 깊은 침잠과 고뇌 속에서 길어 올린 움직임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의 마음에 닿아 공감으로 이어지길 바랐다”며 “두 번째 무브노트를 함께 완성해준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림보’는 최호종이 구축해 가고 있는 움직임 언어의 또 하나의 이정표로 남았다. 확장보다 깊이를 선택한 이번 작업을 통해 그는 무용수이자 안무가로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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