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능을 만들어 파는 국가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살아남을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대한민국의 성장 모델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2026년 제1회 정책 세미나에서다. 최 회장은 “AI를 잘하려면 AI를 생산하는 능력이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 대한민국은 대단한 AI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데이터센터를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에 비유하며 국내 AI 인프라가 미·중에 비해 크게 뒤처진 현상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미국, 중국에선 매년 10~20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가 신설된다”며 “국내 데이터센터를 모두 합해도 1GW 규모인데, 그마저도 AI용은 5%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AI데이터센터를 더 많이 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나라는 AI 팩토리가 없는 상황인데 일단 과감하게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해야 한다”며 “지금 1GW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대한민국에서 다 소화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모터를 돌려야 시동이 걸리고 엔진이 돌기 시작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전력 부족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실제로는 여유분을 포함해 1.2~1.3GW 규모 전기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30% 이상의 전력 예비율로 50GW를 더 가동할 수 있지만, 송전 효율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AI 성능에서 미국에 뒤처졌지만, 전기 생산 능력과 속도는 한 수 위”라며 “AI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면 중국이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성장을 막는 요인으로는 자본과 에너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칩의 병목을 거론했다. 그는 “최근 만나는 사람마다 메모리칩을 달라고 한다”며 “각국이 한정된 자원을 바탕으로 병목을 어떻게 잘 이용할 것인지가 AI 성장 전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 보안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미·중 양국의 AI 개발 현황을 두고 ‘속도와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불완전하더라도 하루빨리 인재와 자금을 끌어당겨 최소한의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선제적으로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는 엔비디아 성공 방정식을 카피(copy)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건·복지, 주민행정 등 공공 서비스 부문에 AI를 도입해 수요를 창출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면 장기적으로는 AI 시스템 자체를 수출할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일본과의 경제 통합 수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미·중 패권 전쟁 아래 펼쳐지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한국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국 동부 성(省)을 아우르는 아시아연합(AU)에 대한 구상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는 룰을 테이크(take)하는 형태가 아니라 메이크(make)해야 하는데, 룰은 결국 힘에서 나온다”며 “일본과 합치면 국내총생산(GDP) 6조달러 규모 경제권이 탄생한다. 이 정도는 돼야 미·중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시욱/최형창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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