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보안은 국방 문제…그룹 생명이라는 각오로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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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 숙인 최태원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지난달 18일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고개 숙인 최태원 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지난달 18일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SK가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보안 문제는 (나랏일에 비유하자면) 단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방의 문제’라는 걸 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이 곧 SK그룹의 생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룹 총수가 나서 불만 ‘진화’

최 회장은 국회 ‘SKT 보안 사고 단독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 나와 “유심 정보 해킹 사건 이후 대리점을 직접 찾거나 출국을 앞두고 마음 졸인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사고 이후 신고 절차를 지키는 데 미흡했던 점 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국회와 정부 기관 등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저도) 유심 교체를 하지 않았다”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으로도 피해를 예방하는 데 충분하다”고 했다. SK텔레콤은 해외 로밍과 유심 보호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14일까지 유심보호서비스 고도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그는 “정부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가장 먼저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 사실이 현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에서 2차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보안은 국방 문제…그룹 생명이라는 각오로 대처"

수펙스 내에 설치할 정보보호혁신위와 관련해 최 회장은 “객관적인 시각을 정립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꾸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보안이 계열사별 이슈가 아니라 그룹 전체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들여다보고, 인프라 등에 투자해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 수펙스는 전략·글로벌, 환경사업위원회 등 비즈니스 중심 위원회와 인재 육성,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 기능 중심 위원회를 포함해 총 7개로 구성돼 있다.

◇ “이심(eSIM) 교체 단순화할 것”

국회에서 내놓은 ‘이탈 고객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위약금 면제는 제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고객 간 형평성 문제, 재무적·법적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SK텔레콤 이사회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SK텔레콤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2022년부터 미등기 이사 신분으로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해외 로밍 서비스를 이용 중인 100만여 명을 제외한 가입자 2411만 명 전원이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일부터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실시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유심 교체 없이도 유심 불법 복제 등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고도 피해가 발생했다면 당사가 100% 책임지겠다”는 대국민 발표문을 낸 바 있다.

이심(eSIM) 교체 과정도 단순화한다. 고객이 직접 이심을 구매해 ‘셀프 개통’하는 과정에서 입력해야 하는 정보 개수를 줄여 개통 절차를 단순화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 “이심 교체가 단순화되면 유심 물량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다음주 내로 해당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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