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이 광화문 현판의 한글 교체 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광화문 현판 한글화 가능성 관련 질의에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오랜 논의와 고증을 거쳐 나온 결론이라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2005년 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한글 현판을 한자 현판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치권과 한글 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2010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자로 된 현판을 새로 공개했으나 약 3개월 만에 균열이 생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금의 현판은 여러 차례 전문가 논의와 연구 용역을 거쳐 13년 만에 제작해 지난해 10월 공개한 것이다. 검은색 바탕에 금박을 입힌 글자 형태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와 사진 자료가 바탕이 됐다.
최 청장은 현재 광화문 현판 복원 과정을 언급하며 “현판은 1865~1868년 경복궁을 중건했을 당시 걸려 있던 현판에 가깝게 고증해야 한다는 게 문화유산 복원의 원칙에 맞는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의 과정과 제작 비용 등을 본다면 (현판 제작을 둘러싼) 다사다난한 과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청장은 광화문 현판의 한글 교체는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의견을 통해 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현재 광화문현판에 대해 한글 단체를 중심으로 한글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제578돌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헌화한 뒤 “지난 5월 세종대왕 탄신 하례연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화에 대한 재논의를 제안했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