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이 이어지면서 중국산 저가 재고 물량이 한국으로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유통업과 중소 제조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상호관세를 발효한 데 이어 최근 800달러(약 114만원) 미만 수입품 관세를 면제하는 소액 면세 제도도 폐지했다. 당장 다음 달 2일부터 미국으로 향하는 소액 소포도 관세 120%를 적용받는 것이다.
이번 관세 폭탄으로 미국 소비시장을 잠식했던 중국산 초저가 상품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은 일부 중국산 상품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테무·쉬인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들 업체는 오는 25일부터 물건값을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산 초저가 상품이 미국 대신 한국으로 몰려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물리적 이점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을 대신할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의 중국계 플랫폼이 이미 이커머스 업계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중국산 초저가 제품은 이들 플랫폼을 통해 국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
국내를 기반으로 이른바 '택갈이'(태그 바꿔 달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산 상품이 한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달고 수출될 경우 국내 중소제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