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암사유적지에서 한강공원까지 가려면 15분이나 걸렸는데 이제 단 5분이면 도착하네요.”
29일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박성진 씨(53)는 암사유적지와 광나루한강공원을 잇는 암사초록길을 걸으며 이같이 말했다. 암사초록길은 올림픽대로로 단절된 한강공원과 시내를 연결하기 위해 덮개 형태 보행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초록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꽃과 나무를 심어 녹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2011년 사업이 처음 추진됐으나 재정 부담으로 멈춰 서는 등 우여곡절 끝에 14년 만에 완공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시민 600여 명이 참여한 개통식에서 “첫 임기 때 추진한 사업이 늦게나마 결실을 봐 감격스럽다”며 “한강 르네상스는 특별한 게 아니고 우리 곁에 한강이 성큼 다가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 초록길·나들목…더 가까워진 한강
서울시가 한강 접근성 개선 사업을 통해 ‘도보 10분이면 한강공원’에 닿는 새로운 도시 일상을 열고 있다. 자전거 도로 정비와 순환관람차 노선 확대 등 사업에 힘입어 한강이 시민의 삶과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이달 초 반포한강공원 접근성을 높인 ‘세빛섬 나들목’도 개통했다. 세빛섬 나들목은 한강의 62번째 나들목으로 민간이 조성한 첫 사례다. 세빛섬 나들목은 폭 8m, 높이 3m, 연장 85m로 인근 재건축조합이 건설해 기부채납했다. 반포대교를 사이에 두고 왼쪽엔 세빛섬나들목이, 오른쪽엔 반포나들목이 있어 한강공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용산구 보광동과 반포대교~한남대교 수변공간을 잇는 ‘보광나들목’(보행 전용)도 내·외부에 LED 조명을 달아 밝고 안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쪽에는 계단을, 반대쪽에는 경사로 및 승강기를 설치해 교통 약자도 편리하게 한강공원에 오갈 수 있도록 했다.
◇ “자전거 도로 정비·관람차 확대”
시는 한강공원 내부에 보행·자전거 인프라도 크게 늘리고 있다. 한강공원 자전거 도로를 78㎞까지 연장하고 보행자 진입 안내 표지판 1088개, 보행 도로 10개, 무인계수기 12개를 설치했다. 1983년 준공된 노후 안양천교 자전거 도로도 42년 만에 철거한 뒤 재정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약 130억원을 투입해 교량 구조를 개선하고 자전거와 보행자가 모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새로 구축한다. 현재 공정은 80%로 연내 완공될 예정이다.
한강공원의 문화 접근성도 확장되고 있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운행 중인 ‘한강 순환관람차’는 11월 30일까지 운행 구간을 난지한강공원까지 확대한다. 한 대당 10명이 현장에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으며 시속 10~15㎞로 운행한다. 서울의 상징인 해치가 그려진 순환관람차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공원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에게 인기를 끈다. 시는 앞으로 순환관람차를 주요 한강공원으로 확대 배치하고 야간 조명 개선, 문화공연 연계 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 접근성 개선 사업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혁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