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초과세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추가 지출에 모두 활용하기보다는 국가채무 감축 등 재정건전성 제고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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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6)2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지속 가능한 조세·재정정책’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
이 원장은 17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새 정부 조세재정정책의 현황과 쟁점’을 주제로 발표하며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을 확대하고 경기 회복기에는 국가채무를 줄이는 대칭적 재정 운용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재정정책의 특징으로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꼽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GPU 5만장 확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재정 투자라는 평가다.
이 원장은 “1990년대 후반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처럼 정부의 선도적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가 있다”며 “AI 투자와 국민성장펀드 역시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양의 외부성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시장 왜곡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버린 AI나 인재 양성처럼 공공재 성격이 강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익집단에 포획되거나 대기업 투자를 단순 대체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건전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초과세수를 활용한 것으로 국채 발행 없이 추진됐다”며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추가 추경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추가 추경을 통해 모두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경기 회복기에는 오히려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기 침체 때는 쓰고 호황 때는 갚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의 핵심 지표로 국가채무비율뿐 아니라 이자비용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은 국가채무를 줄이거나 경제 규모(GDP)를 키우는 것”이라며 “정부가 강조하는 성장 중심 재정정책도 결국 GDP 확대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AI 등 국가전략기술 지원 확대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자본소득 과세체계는 장기적으로 이자·배당·양도소득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상속세와 부동산 세제 개편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상속세 공제 확대와 유산취득세 전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와 보유세 문제 역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는 5~10년 정도의 기회의 창이 열려 있는 시기”라며 “첫째 아이뿐 아니라 둘째 아이 출산을 유도할 수 있는 지원책과 일·가정 양립 정책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역의 일자리·교육·의료·문화·정주 여건을 함께 개선하는 광역 단위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역 성장 거점을 중심으로 한 균형발전 정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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