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한수원과 '하나의 팀'으로 원전 르네상스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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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2 17:20 수정2026.04.22 17:20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인 두코바니 프로젝트가 핵심 설계 단계에 진입하며 본격 궤도에 올랐다. 체코 정부와 발주사는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협력을 “단순한 계약 관계가 아닌 공동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향후 추가 원전 건설과 유럽 시장 확장까지 염두에 둔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발주사인 EDU2의 페트르 자보드스키 사장은 22일 “계약 체결 이후 약 8개월이 지난 가운데 한수원으로부터 첫 대규모 개념설계(컨셉츄얼 디자인)를 전달받았다”며 “이는 주요 마일스톤으로, 부지 조사까지 완료돼 현재 사업은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핵심 단계는 체코 원자력안전기관에 인허가 문서를 제출하는 것”이라며 “1년 이내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코 정부 역시 사업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마쉬 에흘레르 체코 산업통상부 원자력·신기술 실장은 “운송 인프라 구축, 재정 지원, 지역 사회 협력 등 정부 차원의 필수 과제를 일정에 맞춰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체코가 한수원을 선택한 배경에는 ‘정시·정예산’ 수행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에흘레르 실장은 “정부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프로젝트를 제때, 예산 내에 완수할 수 있느냐”라며 “체코 총리도 2024년 ‘한수원이 모든 측면에서 최상의 제안을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자보드스키 사장도 한국의 지속적인 원전 건설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체코는 2000년대 초 이후 신규 원전 건설 경험이 단절된 반면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꾸준히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며 “두코바니에 적용될 APR1000은 기존 OPR1000, APR1400보다 진보된 설계로 안전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정 지연 우려에 대해 체코 측은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에흘레르 실장은 “원전 사업은 복잡하고 투자 위험이 큰 프로젝트인 만큼 투명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체코와 한국이 공동으로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측의 법적 문제 제기와 EU의 국가보조금 심사도 큰 변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프랑스가 제기한 소송은 체코 최고법원과 지역법원 모두에서 근거 없다고 기각됐다”며 “EU 보조금 역시 승인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로, 2027년 초 파이낸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체코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원전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약 30% 수준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향후 50~6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에흘레르 실장은 “체코는 내륙국가로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원전이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측면에서 핵심 전력원”이라고 말했다.

전력 수요 증가도 원전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자보드스키 사장은 “AI 확산 등으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어 두코바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테믈린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도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체코 정부는 테믈린 3·4호기 건설을 차기 과제로 추진 중이다. 에흘레르 실장은 “내년쯤 최종 결정을 목표로 재정 구조와 전제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며 “두코바니 진행 상황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프로젝트를 한수원이 모두 수행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코 측은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청했다. 자보드스키 사장은 “체코 기업은 현지 환경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고 한국 기업과 협력할 의지가 강하다”며 “양국 협력 없이는 프로젝트 성공도 어렵다”고 말했다.

에흘레르 실장도 “한국의 원전 성과는 인상적”이라며 “경쟁이 아닌 파트너십 관점에서 협력해 체코뿐 아니라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유럽 전반으로 기회를 확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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