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흉기 난동’ 특수교육 고교생 구속…“도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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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물음에 거듭 “죄송하다”
특수교사 목 조른 뒤 흉기 꺼내들어
교장 등 3명 복도서 대치 끝에 중상
시민 2명도 다쳐…생명엔 지장 없어
이성·교우관계·학업 등 학교생활 불만
등교 전 흉기 챙기고 유서 메모 남겨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10대 피의자가 30일 오후 청주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4.30. 뉴시스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10대 피의자가 30일 오후 청주지방법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4.30. 뉴시스
교내 흉기 난동으로 6명을 다치게 한 특수교육 대상 고교생이 구속됐다.

청주지법 김경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18)군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피의자가 사전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범행을 계획한 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묻지마 범행을 한 점 등을 고려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군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어떤 학교생활이 힘들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여러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는 침묵을 지키며 법원에 들어섰다.

A군은 지난 28일 오전 8시36분께 청주시 흥덕구 자신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특수학급 교실과 복도에서 교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일찍 등교한 A군은 평소와 달리 일반교실로 향하지 않고 특수학급 교실을 찾았다. 이 곳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특수교사와 상담 중 완력을 행사해 목을 조른 뒤 가방에 챙겨온 흉기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교사의 비명을 들은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 직원, 환경실무사 등 3명은 복도에서 A군과 대치하다 흉기에 가슴과 배 등을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과호흡과 쇼크 증상을 보인 특수교사는 보건교사의 도움으로 인접한 보건실로 대피했다.

이 학교 1층에는 특수학급 교실, 보건실, 상담실, 교장실, 행정실 등이 위치해 있다.

학교 밖으로 도주한 A군은 일면식이 없는 시민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두르거나 몸을 부딪혀 다치게 했다. 부상자 6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범행 10여분 뒤 A군은 학교에서 약 70m 떨어진 호수에 몸을 던졌으나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고 곧바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1교시 수업 중이던 일반학생들과 다른 교직원들은 사건을 목격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평소 이성 문제와 교우관계 문제, 학업 문제 등 학교생활 전반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서 A군은 “아무나 해코지하려고 흉기를 챙겨 등교했다”며 “대학 진학을 열심히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넉넉치 못한 가정 형편과 어머니의 건강 악화 등으로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후 극단적 선택까지 계획해 등교 전 자택에 ‘자신을 찾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태의 메모를 남겼다. 메모에는 범행 실행 계획도 간략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가방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 외에 망치 등 다른 종류의 흉기 3점이 추가로 발견됐다.

A군은 경계성 지능장애로 지난해까지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았으나 올해부터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었다. 특수교육 대상자는 장애등급이 없어도 의료적·교육적 진단에 따라 선정될 수 있다.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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