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지 않아 죄송”…폐지 모아 라면-바람막이 기부한 세아이 기초수급자 아빠

4 hours ago 1

3일 오전 부산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 기부자가 두고 간 선물상자. 부산경찰청 제공

3일 오전 부산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 기부자가 두고 간 선물상자. 부산경찰청 제공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아기를 위해 써 주세요.”

기초수급자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온정의 손길을 전했다.

지구대에 따르면 이 남성은 3일 오전 10시 30분경 지구대 앞에 종이 상자를 놓고 갔다. 상자 안에는 손 편지와 함께 라면 한 박스, 1000원짜리 지폐 35장, 어린이용 바람막이 점퍼가 있었다.

손 편지에서 이 남성은 “세 아이 아빠다. 첫째는 장애 3급이며 기초수급자 가정”이라며 “한 달 동안 열심히 폐지를 모아 마련한 돈”이라고 적었다.

그는 “땀 흘려가며 힘들게 모았지만 금액이 많지 않아 정말 죄송하다. 과자를 사려고 하니 금액이 모자라 라면 한 박스와 아기 바람막이 옷을 샀다”며 “어려운 아기 가정에 전달 돼 아기가 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놀고 웃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3일 오전 한 시민이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상자를 놔두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장면.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3일 오전 한 시민이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앞에 상자를 놔두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장면. 부산 북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폐쇄회로(CC)TV 인상착의와 내용 등을 미뤄 이 남성이 매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같은 방식으로 12번 기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부부가 같은 장소에 3만 원과 아동용 패딩, 김장김치가 담긴 박스를 놓고 갔다. 지난해 어린이날을 앞두고도 올해와 비슷한 내용물이 담긴 박스를 기부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